솔로몬의 지혜, 기도

말씀 안에서 크는 품 밖의 아이들

by 나길 조경희



모든 사람은 어떤 대상을 향해 소원을 빌어요. 한 해가 시작되는 해맞이 행사부터 이모양 저 모양으로 다양한 대상을 향해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하지요. 그리스도인은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해요. 솔로몬의 지혜로 잘 알려진 솔로몬 왕도 기브온 산당에서 일천번제를 드렸는데 하나님이 꿈에 나타나 솔로몬에게 무엇을 줄까 물었어요. 솔로몬은 백성을 다스리기 위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는 마음을 달라고 하지요. 하나님은 부귀와 영광이 아닌 선악을 분별하게 하는 마음을 달라는 솔로몬에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과 함께 부귀와 영광도 줘요. (영왕 기상 3장 4~13절) 이처럼 기도는 솔로몬의 지혜가 주어지는 축복의 통로예요.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야고보서 1장 5절)


하나님은 지혜가 부족하면 구하라고 해요. 저는 지혜와 함께 사랑하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고요. 제게는 아이들을 잘 양육하는 지혜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저를 사랑하는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해요.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쉬워요. 나를 섭섭하게 하거나 화나게 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요. 특히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알 수도 없고 알린다고 해도 가족만이 느끼는 미묘한 감정까지 공감하기 어려워요. 무엇보다 남의 가정사에 깊이 관여하려고 하지 않는 관습이 있어요. 심지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남의 가정사에 관여하지 말라고 하면 물리적인 현행범이 아니면 그냥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1983년 ‘한국 가정문화 연구소’에서 결혼하지 못하는 농촌 총각들이 많아지면서 ‘농촌총각 도시 처녀 짝짓기’ 행사를 했어요. 여름휴가를 앞두고 ‘농촌 총각 도시 처녀 짝짓기’ 행사에 대한 신문광고를 보았고 신청해서 행사장에 가게 되었어요. 유년기를 농촌에서 보내고 열일곱 살에 독립해 서울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던 저는 학교를 졸업한 후 많이 지치고 힘들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것 같아요


결혼이 아닌 편지를 주고받으며 농촌 소식을 듣고 싶은 마음에 간 저는 행사 취지와 맞지 않음을 알고 한쪽에서 행사 진행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같은 마음으로 온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렇게 만나 8개월 동안 편지를 주고받다 결혼하게 된 사람이 지금의 남편이에요.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는 결핵을 앓고 있는 한 사람이지만 4H 정신(지(智), 덕(德), 노(勞), 체(體))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좋아 결혼했어요.

전혀 다른 문화에서 살다가 함께 산다는 것은, 많은 것을 양보하고 이해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어요. 크고 작은 문제로 갈등을 느끼며 결혼할 때 사랑하는 마음이 100이라면 그 마음이 0이 되었을 때 나는 어떻게 할까? 를 생각하니 두려웠어요. 사랑하는 마음이 바닥을 쳤을 때, 한밤중에 신혼여행을 갔던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았고 칼바람을 맞으며 백사장을 걸었어요. 검은 바다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는 것이 두렵지 않았어요.

순간 ‘하나님 제게는 사랑이 없습니다. 사랑하며 살 수 있도록 사랑하는 마음을 주세요.’라는 울부짖는 기도가 나왔어요.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리느니라(잠언 10장 12절)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린다고 하지요. 그래서 믿음, 소망, 사랑은 항상 있을 것인데 믿음보다 소망보다 사랑이 제일이라고 하고요.(고린도전서 13장 13절)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고린도전서 13장 1절) 된다고 해요. 특히 아이를 양육할 때 아이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는 눈이 필요해요.


세 살까지 완전 방임되었다, 6개월 동안 24시간 놀이방에 맡겨져 완전 억압을 경험한 형제를 두 번째 위탁 아이로 만났어요. 다행스럽게도 형제는 낯선 환경에서 처음 보는 저를 경계하지 않고 잠을 잘 잤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난 형제는 자기가 덮고 잔 작은 이불을 입에 물고 베개를 손에 들더니 벽에 딱 붙어 서서 울었어요. 깜짝 놀라 ‘왜 그래? 무서운 꿈 꾸었니?’하고 물으며 안아주려고 했는데 형제는 밀어내며 계속 울기만 했어요.. 왜 그러는지 모르지만 여기는 무서운 곳이 아니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등을 토닥여 주고는 아침밥을 준비했어요. 며칠 동안 계속되던 형제의 아침 기상 의식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지만, ‘안돼’라는 말만 들으면 분노가 폭발해 집어던지고 걷어 차고 불 같이 화를 내는 행동은 오랫동안 지속되었어요.


네 살 작은아이의 분노가 얼마나 강할까 싶은데 작은 책장의 책이 쏟아지고 커피 보트가 깨졌어요. 그럴 때마다 야단을 치고 벌을 주었지요. 그날도 무엇인가 잘못해서 방에 데리고 들어가 앉혀 놓고 야단을 치는데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느니라.’는 소리가 들렸어요. 진짜로 소리가 난 것인지 제 마음의 울림인지 알 수는 없지만, 머리가 ‘띵’ 할 정도로 큰 소리였고 그 순간 저는 얼음이 되었어요.


저에게 사랑은 없고 아이 양육에 대한 지식과 이성으로 훈육하고 가르치려고 했음을 알았어요. 그날부터 사랑하는 마음 주시기를 기도하며 형제와 함께 손잡고 산책하는 시간을 늘리고 찰흙을 조물조물 주물러 모양 만들기를 했어요. 형제는 차츰 안정되어 밝고 건강하게 성장했지요.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역대상 4장 10절)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이 인용하는 야베스의 기도예요. 저 또한 많이 인용했던 말씀이고요. ‘내게’라는 단어에 자녀의 이름을 넣어 ‘형제에게 복을 주시려거든 형제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형제를 도우사 형제로 환난을 벗어나 형제에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며 야베스가 받았던 복을 형제가 받기를 간절히 바래요.


지금은 그 무엇보다 사랑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형제가 사랑으로 다른 사람의 허물을 덮게 하사 사랑하며 살게 하소서.’ (요한복음 13:34) ‘형제가 항상 기뻐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게 하소서’(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라는 기도를 더 많이 하게 돼요.


기도는 솔로몬의 지혜가 은혜로 주어지는 축복의 통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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