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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Apr 22. 2020

내 생일날


내 생일날 축하받을 사람은 누굴까?


아이들은 당연히 자기가 축하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생일날 축하받을 사람은 내가 아닌 나를 낳아준 어머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생명을 세상에 탄생시켰으니 축하받는 것은 당연하고 

한 생명을 세상에 탄생시키기 위해 하늘이 노래지는 고통을 참고 견디었으니 

감사 인사를 받아 마땅하다.


오늘이 내가 세상에 태어난 지 60년이 되는 날이다.

친정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 저를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했다. 88세 되신 어머니는 귀도 약간 어둡고 잘 못 알아들으셨다.

그래서 조금 더 큰 소리로 "엄마 저를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했더니 그때야 알아듣고 "

오늘이 니 생일이냐"하셨다 잊고 계셨나 보다. 

"이제 너도 나이가 60이다. 건강 챙겨라" 하시는 어머니와 달리 

나는 지금도 어머니 앞에 서면 응석 부리고 싶은 딸이다. 


어렸을 때 내 생일날이면 어머니는 아주 작은 시루에 찹쌀 시루떡을 해서 광에 놓아두셨다.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광으로 가서 찹쌀 시루떡을 손으로 떼어먹었다. 

꿀보다 더 맛있었던 찹쌀 시루떡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나는 찹쌀 시루떡을 좋아하고 먹을 때마다 어머니가 해주신 찹쌀 시루떡을 떠올린다.

어머니 내년에도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하다는 저의 전화를 받으셔야지요?


5월 8일 어버이날에는 모든 사람이 어머니를 생각하는 날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카네이션을 만들어 오고 

요즘에는 카네이션과 함께 건강음료를 함께 가져오기도 한다. 성인이 되어 경제능력이 있는 사람은 선물을 

하거나 용돈을 드린다. 그렇게 모든 사람이 어머니를 기억하고 섬기는 날이 아닌 오직 나만이 기억하고 축하드리고 섬겨야 하는 날이 내 생일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 생일날에 어머니께 감사인사드리는 것만으로도 어머니는 감동하고 고마워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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