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길의 인생독본
노예 하면 흑인들이 사슬에 묶여
경매시장에서 사고 팔리며
기다란 줄 채찍으로 맞아 피가 흐르는 장면이 떠올라요
아이에게 노예로 산다는 것에 대하여 알려주고 싶어
얼마 전 초등학교 2학년 아이와 함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읽으며 인간이 노예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하고 슬프고 고통스러운가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었어요
그런데 오늘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에서는
인간이 신의 노예가 되거나
인간의 노예가 된다고 해요
조금 이해가 되기는 해요
신앙생활을 하며
신앙에 메여
노예처럼 자기주장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나
자녀, 혹은 배우자에게 자기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자기는 없고
누구의 아내 혹은 남편
누구의 엄마 혹은 아빠로만 사는 사람이 있어요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사랑받고 존중받아 마땅한 고유한 존재로 태어났는데
사랑받고 존중받지 못하고
누군가를 위해
그것이 신이 거나 사람이거나
희생하고 봉사하는 것으로 일생을 살아간다면
이것이 바로
톨스토이가 말하는
신의 노예이거나 인간의 노예로 사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울산에 살던 동생이
아산으로 이사 와서 오랜만에 동생을 만났어요
참 밝고 건강하고 씩씩했던 동생이었는데
건강이 무너지면서 많이 힘들어했어요
만나서 3시간 동안 이야기 나누다 보니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자기를 찾기 원하고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 감사했어요
한 예로
두 딸이 결혼을 해서 독립해 살고 있는데
나이 60이 되었을 때
딸들을 불러
이제부터 나를 엄마라 부르지 말고 여사님이라 부르라고 했다고 해요
엄마라고 부르면 무엇인가를 해주어야 할 것 같아 서래요
지금까지 해줄 것 다해주었으니
이제부터는 엄마가 아닌 나로 살고 싶고
그러니까 나를 엄마가 아닌 여사님이라 부르라고 했다는 말에
공감이 갔어요
엄마라고 부르는 순간
무엇인가를 해주어야만 할 것 같은 존재가 되거든요
-나길 인생독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