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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Nov 04. 2023

이제부터 시작이다
내 인생 리모델링 공사 중

제 인생의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4년 전 어린이집으로 임대하던 건물의 재계약을 하면서 더 이상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이전을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님도 시립어린이집으로 자리를 옮길 계획이 있다고 1년만 더 연장을 해달라고 해서

2년 계약하고 1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2월 기간이 만료되었는데 어린이집은 이전이 아닌 폐쇄를 선택했습니다.

출산율이 급격하게 줄면서 어린이집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는 데다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니 임대료가 비싸 운영이 어려워서라고 했습니다.

더 연장해 주면 좋겠지만 건물을 지은 지 15년이 되었고 1층에 곰팡이가 많이 껴서 보수요청이 잦아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 저 또한 퇴직 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사용하던 집기들이 빠지고 

정년 후 저의 놀이터로 만들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인테리어업자를 불러 단번에 할 수도 있겠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스스로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체력도 약하고 힘도 부족한데 어깨너머로 보아온(남편이 건축을 했음)것을 기본으로 하여

제가 생각하는 방법을 더해서 곰팡이가 올라온 석고보드를 잘라 제거했습니다.

기초공사를 하고 그 위에 바로 석고보드를 쳐서 습을 그대로 흡수해 벽지에 곰팡이가 났던 것입니다.

석고보드를 치기 전 단열재를 깔고 석고보드를 쳤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 같은데

건축을 수십 년씩 해 온 사람들이 왜 그렇게 작업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제가 작없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습을 잔뜩 먹은 석고보드를 잘라내고

그 자리에 단열스츠로품으로 채운 후 그 위에 단열벽지를 바르는 것입니다.


이사를 계획하면서 켜켜이 쌓여 있던 먼지와 함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하는데

버릴 것이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마침 곤도마리에의 [정리의 힘]을 읽게 되어

과감하게 설레지 않는 물건들을 모두 버리고 꼭 필요한, 나를 설레게 하는 것들을 

종류별로 한 곳에 모았습니다.

책은 사무실 겸 작업실에 정리하고 주방은 식사하고 차 마시고 대화하는 공간으로

침실은 침대와 옷 몇 가지 그리고 가볍게 읽을 책 한두 권으로 정리하고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가벼워졌습니다.

이제부터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의 동선에 익숙해지는 것이 남았습니다.

오랫동안 무의식적으로 행동했던 패턴을 깨고 

새로운 환경에 맞춘 패턴을 시스템화해야 합니다.


우리 인생에도 10년에 한 번은 리모델링 공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곰팡이가 생기고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정보가 꽉꽉 차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버릴 것 버리고 덜어낼 것 덜어내는 청소가 필요합니다.

내 아집과 편견과 선입관을 버리고 열린 사고로 변하는 

세상을 받아들이는 리모델링 공사는


늦어도 20년마다 한 번씩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할 때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그동안의 삶을 디딤돌로 살아갈 날을 설계해야 할 때


60이 넘어 퇴직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때


인생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환경을 바꾸라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나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환경을 바꾸면 자연스럽게 내가 바뀌는 것을 경험합니다.

굳이 맹모삼천지교를 들먹이지 않아도 

이사를 해서 환경이 바뀌면 생각과 행동이 바뀌는 것을 알기는 하나

행동으로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유난히 무덥던 2023년의 여름을

그렇게 내 인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며 보내고 

 가을의 정점 10월에 이사를 했습니다.

여행을 온 것처럼 낯설었던 공간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꿈을 꾸며 가보지 않을 세상을 향해 걸어갈 것입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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