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와 책 쓰기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 서점에 나왔습니다.
22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지지고 볶고 살아온 시간이 보상받는 것 같습니다.
꾸역꾸역 울음을 삼키며 견뎌야 했던 시간도 있었고
상처를 딛고 일어서서 밝게 웃는 아이를 보며
기쁨이 벅차오르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허약체질로 태어나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엄마라는 직업의 자리
저 자신도 가늠할 수 없었던 그 일을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해내게 했습니다.
그런데 책이 출간되면 끝이 아닙니다.
무명작가는 출판사의 컨택을 받는 것도 어려운데
책이 출간된 후에는 더 어렵습니다.
책 한권냈다는 기쁨에 젖어 혼자 만족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누군가 읽고 감동하고 한 문장이라도 독자의 삶에 깊숙이 스며드는 것이
책을 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책 [행복의 온도]를 출간했을 때
책만 내면 저절로 팔리고 뭔가 크게 달라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겨우 1쇄를 판매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한두 분의 독자가 제가 쓴 글을 읽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리뷰를 만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두 번째 책 [육아는 리허설이 없다]역시 별 볼일 없이 끝났습니다.
유명작가도 아니고 커뮤니티도 없는 데다 마케팅도 하지 않았으니
팔리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성장할 때는 뭔가 판매를 하는 직업은 조금 천하게 여기고
선생님이나 의사, 약사, 변호사 같은 직업을 귀하게 여기며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당연히 마케팅을 배우지 못했고요
두 번의 실패 후 커뮤니티에 공을 들이고 소통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예전에야 작가는 글만 쓰고 판매는 출판사에서 했으나
지금은 작가도 함께 마케팅을 해야 어느 정도 팔리지
그렇지 않으면 금방 사라지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