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길 조경희 Mar 24. 2024

죽음 너머를 점치지 말라고? 왜?

질문으로 푸는 톨스토이 인생독본

『삶이 끝난 뒤에 어떻게 될 것인지 점치지 마라. 지금의 삶에서 우리가 이성과 마음으로 알고 있는 우리를 세상에 보낸 이의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기만 하면 된다.』 -톨스토이 인생독본 1월 20일 중에서-          


죽음 너머를 점치지 말고 우리를 세상에 보낸 이의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기만 하면 된다고?

우리를 세상에 보낸 이가 누군데?

보낸 이의 의지가 뭔데?

그걸 어떻게 알아?

우리를 세상에 보낸 이가 누구이고 그의 의지가 무엇인지 알아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든가 말든가 하지 않을까?


안성에 5일 장이 열릴 때마다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고 외치는 분이 있었어요. 어쩌다 서울에 가서 지하철을 타도 그런 분을 만날 때가 있었고요. 교회에 다니라고 전도하는 것인데 실제로 죽어서 천국 가기 위해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많았어요. 지금도 그런 말을 듣고 죽어서 천당 가기 위해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있을까 궁금해요. 물론 교회 다니고 예수 믿는 사람은 죽어서 천국 가는 것에 대한 믿음이 있으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에요


초등학교 4학년 때 할머니의 죽음을 만났어요. 작은 관에 들어가고 못이 박히는 것을 보면서 저렇게 작은 공간에 들어가면 숨 막힐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로 한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지금 양육하는 아이들도 죽음에 대하여 묻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죽음에 대하여 궁금해지는 시기가 있나 봐요.


사람은 누구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그 두려움을 천국 또는 극락에 간다고 믿는 믿음으로 벗어나요. 저 또한 예수 믿으며 죽음 이후 천국 간다고 생각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났어요. 그런데 죽음 너머만을 생각하며 현실에서의 삶을 현실이 아닌 죽음 너머의 삶으로 산다면 참으로 불행해요. 


2022년 1월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려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어요. 20년간 여행 한 번 못 가고 묵묵히 가족을 위해 일해온 아버지가 실종되어 가족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어요. 이 아버지는 죽음 너머의 삶을 살아오신 것은 아니에요. 현실에 충실하며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만나 거지요.


이처럼 우리는 언제 어느 곳에서 죽음을 만나게 될지 몰라요. 


저도 1995년 10월 암으로 수술하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보았어요. 그동안 행복한 내일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며 살았어요. 안 먹고 안 쓰며 악착같이 돈을 모으며 살아온 지난 시간을 후회하며 건강하게 산다면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남편에게 날마다 편지를 썼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현실은 순순히 제가 살고 싶은 대로 살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어요. 내일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보류하며 참고 견디며 저축해야 한다는 남편과 무던히도 싸웠어요. 


100% 오늘만을 살 수는 없어요. 그렇다고 내일만을 위해 살아서도 안 돼요. 오늘 누려야 할 행복과 보람은 오늘 누리지 않으면 소멸되기 때문이에요. 죽음이 언제라도 나와 내 가족을 갈라놓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우리를 이 땅에 보낸 이의 의지도 인간들이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나는 오늘 어떻게 사랑하며 살 것인가?










작가의 이전글 나에게 신앙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