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내가 하는 말에 마법이 있다는 거 아니?

소리에게

by 나길 조경희


소리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34).png



소리야 오늘은 네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떤 상황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며 싸웠다는 이야기를 가끔 들어서 말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얘기해보려고 해.


말은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고 경험하며 변화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도구야.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라는 명언을 통해 내가 사용하는 말이 나의 사고와 세계를 정의하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어. 즉 내가 나를 규정하는 말이 나의 세계를 제한한다는 거지. 예를 들면 '나는 불행한 아이다'라고 규정하면 나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야.


행복, 자유, 불행, 정의, 너에게 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찾아보다가 언어에도 철학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 비트겐슈타인은 "우리가 설명할 수 있는 것만 발견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며 언어가 우리의 인식 범위를 결정한다고 설명하고 있었어. 예를 들면 특정 단어가 없는 문화에서는 그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야


말은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나라마다 또는 지역마다 사용하는 말이 조금씩 다르고 그 다른 말의 표현이 그 문화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반영하기 때문에 말이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 집단적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기여한다는 거야. 그만큼 말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은 집단이 아닌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 대하여 얘기하려고 해


말은 사람들 간의 감정을 전달하고 관계를 형성하는데 선택이 아닌 필수야.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 관계가 어려워지기도 하고 적대적 관계가 풀리기도 해. 내가 하는 말에 마법 같은 힘이 있는 거지. 그런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어. 특히 즐거운 집 아이들을 보면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몇 개 안 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무조건 짜증 내고 성질내고 생떼 부리는 것을 자주 보았어.


그럴 때 엄마는 아이들에게 그렇게 짜증 내고 성질내서 네가 원하는 대로 되었냐고 묻지. 그럼 아이들은 아니라고 말해. 그럼 짜증 내고 성질낼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네가 원하는 것을 얻고 싶으면 공손하게 요청하고 부탁하는 거라고 알려주고 있어. 아무리 엄마가 얘기해도 실제로 요청하고 부탁하는 말을 연습하지 않으면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런 말이 톡 튀어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따라 하라고 가르치고 있는데 잘 되지 않는 것 경험하고 있어. 말은 지식으로 알아서 되는 것이 아니고 내 몸의 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나의 언어가 되기 때문에 말하는 습관이 몸에 장착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아.


* 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 되고 잔인한 말 한마디가 삶을 파괴합니다

* 쓰디쓴 말 함마디가 증오의 씨를 뿌리고 무례한 말 한마디가 사랑의 불을 끕니다.

* 은혜로운 말 한마디가 길을 평탄케 하고 즐거운 말 한마디가 하루를 빛나게 합니다.

* 때 맞는 말 한마디가 긴장을 풀어주고 사랑의 말 한마디가 축복을 줍니다.


※오늘 나는 어떤 말을 사용할 것인가?


매일 보며 내가 사용하는 말에 대하여 생각해 보라고 즐거운 집 화장실 문에 붙여 놓은 문구야. 엄마가 말에 상처를 많이 받아서 말에 대하여 유난히 강조하는지도 몰라. 내가 무심코 뱉은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하거든. 반면에 내가 그냥 공감해 주는 말 한마디 건넸는데 그 말을 듣는 사람은 살아갈 힘을 얻을 수도 있어. 내가 하는 말이 마법을 발휘하는 순간이지.


지식생태학자라고 말하는 한양대학교 유영만 교수는 [언어를 디자인하라]는 책에서 아무 생각 없이 평생 써온 말이 당신 인생을 디자인해 왔다고 말하고 있어. 그만큼 내가 사용하는 말에 마법 같은 힘이 있고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거야.


소리야 엄마는 네가 쓰는 말 하나하나에도 큰 힘이 있다고 믿어. 예를 들면 누군가에게 "너 정말 잘한다"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감을 얻을 거야. 반대로 "넌 왜 그렇게 못하니"라고 말하면 상처받고 슬퍼질 수도 있어.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그 자체로 작은 세계를 만들어내거든. 그래서 엄마는 네가 항상 좋은 말을 선택하고 그 말로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었으면 좋겠어.


마지막으로 엄마는 네가 멋진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고 그 과정에서 말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어. 네 꿈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고 함께 이루어나가는데 말만큼 강력한 도구는 없거든.


사랑하는 아들아 언어는 단순히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나 글자가 아니야.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힘이야. 그러니까 앞으로도 네가 사용하는 말 하나하나에 마음과 생각을 담아 그 말로 너만의 멋진 세상을 만들어보기 바랄게


샬롬

2025.4.5(토)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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