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이유가 뭘까?

by 최경호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를 아시는 이 읽으시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어릴 땐 엄마 아빠의 공부하라는 재촉을 이유로 공부했었다. 중, 고등학교 진학이나 그 이후, 그 더더욱 이후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생각할 여유도, 그럴 이유도 없었다. 그렇게 쌓아오지 못했던 부족한 기본기 앞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게 '왜 공부를 해야 하나?'가 아닌 '학생이기 때문에 공부를 해야 하는구나?'를 생각하며 자랐다.


그리고 생각한다.


롤은 라인전이 기초다. 미니언을 잘 먹어야 하고, 먹는 순간순간 동시에 상대를 어떻게 갉아먹고 무너뜨릴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저 내 앞의 상대를 이겨야겠어' 하나만을 생각하고, 미니언이라는 기초 없이 상대를 갉아먹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가장 중요한 미니언 처치에 신경을 쓰지 못한다. 이는 성장 한계가 명확하다. 비록 내가 마주한 라인의 상대를 갉아먹는 것에는 성공할지라도, 내가 상대하고 있지 않은 다른 라인의 성장은 또 다른 변수다. 이 변수를 가장 확실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이 어떻게 됐든 내가 내 미니언을 하나도 남김없이 잘 먹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상대가 어떻게 됐든 내 성장을 극대화하고 가장 잘 자라서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라인전은 물론 게임을 이기는 시작이 된다.


스타는 일꾼을 가장 효율적으로 찍어서 돈을 채취하고, 멀티를 늘려서 돈을 더더욱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유닛을 폭발적으로 찍어서 공격하는 것이 기초다. 상대의 빌드를 알아내고 내 빌드를 속이는 것도 컨트롤도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효율적인 자원관리와 분배가 있다. 그 이후에야 전략이 있고, 변칙이 있다. 상대보다 유리한 상황으로 시작했더라도, 자원 채취나 멀티 등 자원 상황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면 결국 기본기가 우월한 쪽이 승리하게 된다. 특히, 1대 1이 무한대로 반복된다면 이런 현상은 더더욱 도드라진다.


교육은 학생이 배우고 싶도록 자발성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여러 방향으로 이끌어도, 그 방향이 어떤 내용인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학생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는 앞서 알려준 것들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연관을 짓지 못한다. 그저 선생님에게 혼나지 않도록 공부를 하는 것은 짧은 공부일 뿐이다. 결국에는 기억을 잃어가는 일만 남는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내가 왜 인생을 살아가는지, 무언가를 배우고 난 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꾸준히 고민해야 한다. 중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전문직 종사자든, 그 누구라도 배움에는 이유가 있어야만 명확한 길을 닦아 나갈 수 있다. 이렇게 동기부여가 명확해야만 성취 후에도 또 새로운 성취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 정확한 방법으로 얻은 성취는 복리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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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생각을 생각한다. 종종 동네에 위치한 조그만 카페에서 먼지 덮인 보석을 발견하는가 하면, 명품과 빛나는 소품으로 치장한 카페에서는 아름다운 똥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배움과 결과, 그다음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차이가 만들어지는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공부하는 이유가 뭘까? 나이가 들어가면서야 고민할 여유가 생겼다. 물론 여기에 다 담지 못하는 여러 변수와 반대되는 내용도 많지만 모든 이야기를 다 담을 수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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