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목차만 읽으세요. 마지막 목차는 일부러 맨 앞에 두었음.
7 마치며
1 카페
2 다단계
3 또단계
4 역사
5 정치
6 주식
7 마치며
그랬다. 그 역사의 중요성을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만 같다. 신문이 그래서 중요했다. 이렇게 수많은 절차를 거쳐 사람들은 자신만의 관觀이 생긴다. 사업도, 정치도, 역사도 모두가 스스로의 관이 있어야만 더욱 탁월하게 관리할 수 있고 나아갈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꼰대'라는 말이나 '진지충'이라는 말은 스스로의 발전을 저해하는 나쁜 요소 중 하나다. 물론 그런 것들을 비판하며 즐겁게 사는 것도 중요하다. 역시 동의하며 종종 나를 놓고 보내는 시간이 많기는 하다. 하지만 발전은 대부분 즐거움에서 생긴 영감을 얼마나 더 깊게 파고들어 이해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서는 엉덩이를 붙이고 집중하며 꼰대나 진지충이 되는 것이 큰 도움도 된다. 그저 -꼰- 이라며 비하하고 사색을 멀리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 딱하다. 솔직히 말하겠다. 비생산적이고 퇴보적인 문화라고 생각한다.
1 카페
집 앞에 자주 가는 핸드드립 전문 카페가 있다. 생활 반경 내 핸드드립 전문점 중에서는 가장 접근성이 좋고, 사장님의 진심 어린 마음씨에 반한 덕에 찾게 됐다.
나는 새로운 카페를 찾을 때마다 커피의 깊은 맛을 느끼고, 또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어 종종 묻곤 한다. "다른 카페를 자주 찾진 않나요?, 세상에 커피는 참 다양한 것 같아요" 등. 이런 질문에 핸드드립 전문점 사장님들은 으레 이렇게 대답하신다. "처음에는 몇 군데 둘러보고 먹어보기도 했죠. 그런데 그러다 보니 내 것도 챙기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내리는 커피에만 집중하고 다른 커피는 안 먹기로 했어요."
사실 이 말을 듣곤 트렌드와 단절되어 더 이상 발전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동시에 생각이 스쳤다. 남과 비교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행동.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가 없어진 정신없는 삶. 그럴 바에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게 실속 있는 것 아닐까? 그래서 전문가분들의 일관된 대답을 존중하고 이해하려 한다. 수십 년, 혹은 수년간 커피만 해오신 분들이기에 그렇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2 다단계
그렇게 내가 자주 찾는 핸드드립 카페 사장님은 일본에서 오셨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셨지만, 한국어 강사 및 초빙교수로 일본에서 30년간 일하셨다. 그리고 부산대에서 고고학 박사과정 중인 일본인 남편과 함께 한국에 들어오신 지 2년째 되신다. 남편분 박사과정이 끝나면 일본으로 돌아가실지도 모른다는 사장님. 어쨌든, 중요한 건 한국어 강사를 하시던 분이 카페를 하신다는 것이다. 새로이 핸드드립이라는 전문영역을 파고들어 배우는 것에 하루하루 심취하고 배움의 행복에 사시는 참 존경스러운 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다. 카페를 자주 찾기 시작했던 1년 전쯤, 국내 모 화장품 다단계 회사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다른 애터미, 뉴스킨 이런 건 외국자본이잖아요? 그런데 이 회사는 달라요~ 우리나라 제품은 우리나라 소재를 쓰고, 품질도 좋고 얼마나 좋아요? 일본에서 속옷 만드는 회사인데 그만큼 탄탄한 회사라는 거죠! 정수기도 엄청 좋잖아요~ 이거 꼭 사서 드셔 보세요. 그리고 여기 자주 강의하시는 분이 있는데 이거 꼭 들어보세요!(유튜브, 카카오톡 라이브를 보여주며)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해요" 그래서 나는 여쭸다. "그럼 이게 어떤 학문적인 성과나 공신력 있는 인증 같은 게 있나요?" 사장님은 말하셨다. "여기 유튜브랑 사진을 보세요(그 회사에서 뿌리는 홍보용 사진을 보여주신다.) 이렇게 쭉 써놨듯이 생명의 물이래요. 이걸 쓰면 노화가 멈추고, 병을 낫게 한대요"
세상에 모든 병을 낫게 하는 명약은 없다. 근거를 찾으려면 해당 화장품을 만든 기업이나 연구담당을 맡은 대학 등에서 남긴 임상논문이나 보도자료 등을 확인해야 하는 게 필수다. 또한 해당 분야와 관련된 타 경쟁기업이나 대학 등 다양한 근거를 찾고 비교해서 얼마나 효능이 뛰어난지, 학문적으로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교차검증을 꼭 해야만 한다. 단순히 유튜브에 어떤 전문가가 올렸으니 이거 대단하지 않아요? 이거 자료 보세요. 이렇게 대단한 제품이래요. 라고 하는 것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내가 기업이라고 생각해 보자. 우리 제품에 사소한 강점만 드러나더라도 마케팅 부서는 그 표현에 있어 몇 날 며칠 골머리를 싸매고 좋은 광고 방법과 문구를 꾸며낼 것이다. 물론 그 내용이 맞더라도 실질적인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독자 스스로가 판단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만 마케팅 부서의 꼼수를 이겨낼 수 있다.
사실 사장님은 30년간 해온 한국어 강의와 다른 새로운 영역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이미 느끼고 있는 중이시기 때문에, 일본과 색다른 환경에서 적응 중이시기 때문에 그러실 수도 있다. 그래서 새로운 것들을 더더욱 거리감 없이 받아들이고 대단하다고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그렇게 순진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 세상 모든 것이 악이고, 동시에 선이 된다. 그런 기준 없는 선악은 어디에서 검증해야 하는지는 남이 알려주지 않는다.
3 또단계
며칠 전에 또 방문했는데 사장님이 아주 심취해서 또 이야기를 건네신다. "아 저번에 그 제품보다 더 좋은 건데요. 이거 보세요. 이번에 올림픽 때도 우리나라 모든 선수한테 다 뿌린 거래요. 이거 지용성이 아니라 수용성이라 흡수력이 뛰어나고 특허도 있는데 아는 사람만 먹는 거래요. 아토피도 이걸로 다 낫고,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도 이거 보세요(인증 카톡 등을 보여주신다) 이렇게 사람들이 인증도 하고 얼마나 대단해요? 이거는 꼭 먹어야 해요"
그래서 먹어봤는데 효과도 좋은 것 같긴 하다. 관련 논문을 찾으려는데 독일 회사라 솔직히 관련 내용을 자세히 훑어볼 자신이 없기는 하다. 미국 모 무디스에서 신용등급 트리플 A를 받은 회사라고 하는데 이런 지표는 좋은 회사가 분명하긴 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른 곳에 있다. 그 회사를 스스로 역량을 발휘해서 분석할 시도는 하였는가? 분석해본 결과 얼마나 대단한 내용인지 찾아보았는가? 남의 말만 듣고 다 옳은 말이라 여기기만 하지는 않았는가? 그 사장님은 이런 선행절차를 거치지 못했다. 누군가 사기꾼 일지 모르는, 그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가 남겼을지도 모르는 달콤한 장점 나열에 속았을지도 모르는데도. 자칭 전문가라는 그 사람의 말에 정말 세상 모든 병을 낫게 하는 명약이라며 심취해서 나에게 이야기하신다. 냉정히 말해서 그 누구라도 자신의 상품을 팔 때는 혹여나 단점과 부작용과 떨어지는 점이 있더라도 이야기하지 않고, 그래서도 안된다. 그게 바로 역량이기도 하다. 내 제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팔아야 하니까. 그래서 우리는 비판적일 필요가 있다. 더욱 분석하고 공부해야 한다. 그저 남의 말을 주워듣는 것으로 "공부해야 해요!"라고 외치며 스스로의 세상에서만 깨어있는 삶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4 역사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대학교수님이 있다. 그분이 나에게 글을 좋아하게 만들어 주셨다. 간단히 이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대학교 2학년이었다. 수업시간마다 신문의 중요성을 역설하셨다. 10가지 신문사의 신문을 매일 읽어보면 그만한 공부가 없다는 것이다. 참 어떻게 보면 약 팔이 아닐까? 그리고 그 10가지 신문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기는 할까? 사실 강의를 들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게 여기고 그냥 지나쳤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미 중학교 시절부터 학원 은사님의 추천으로 신문을 읽어왔고 인쇄된 모든 것들을 읽는데 익숙했다. 그래서 그 시절부터 느꼈던 신문 읽기와 이를 통해 오는 트렌드 이해능력, 사설에서 보는 전문가의 시선 등의 중요함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대학교 교수님의 말씀은 참 기가 막힌 방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제대로 용기를 내지는 못했다.
군대를 갔다. 나는 그저 매일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실력을 언제나 가지고 갈 수는 없었기에. 그냥 매일 일기를 썼다. 그러기만 했는데도 실력이 많이 늘었음을 직감했다. 나는 욕심이 생겼다. 자대에서는 책을 100권 읽었다. 중대장님과의 상담시간에 건의도 했다. 중대장님께서 매일 받아보시는 신문을 다 읽으시고 나면 제가 읽어도 되겠냐고. 당시 나는 갓 일병이었는데, 상병인 중대장 직속 운전병이 나에게 매일 신문을 던져주러 왔(오셨)다.(ㅋㅋ 미쳤지) 그렇게 매일 신문을 읽고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부대 내에서 책 읽고 독후감을 쓰는 모임 비슷한 것을 하며 생활했다.
상병 쯔음이었다. 곧 휴가였기 때문에 무얼 할지 고민했다. 예전에 교수님께서 말하셨던 신문 읽기는 어느 정도 달성한 것 같아서 더 다음 단계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했다. 바로 자리에 앉아서 글쓰기부터 신문 읽기, 그다음이 무었을까 고민하는 내용을 정리했고, 교수님께 메일로 오피스에 방문해도 되냐고 여쭈었다.
그리고 답변을 받았다. 지금껏 받아본 메일 중에 가장 길었던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아주 장문은 아니다. 교수님들이 그렇듯. 어쨌든 내용은 대충 이렇다. '신문을 읽으면 세상에 눈이 뜨인다. 그러고 나서는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스스로의 관觀이 생긴다. 휴가 나오면 한번 와라.'
역사라니? 솔직히 신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의 뜬구름 잡는 기분을 느꼈다. 교수님 오피스에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왔는데도 그냥 그 '역사'라는 말과 '관觀'이라는 말만 맴돌았고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후로도 꽤 오랜 기간 역시 마찬가지였다.
5. 정치
어느 날 참 우연한 계기가 있었다. 우리나라 정치세력들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을까? 각 정당이 있고, 계파가 있고 짊어진 목표와 기대가 다 달랐다. 그냥 갑자기 그 순간 옛날 조선시대의 정당이 떠올랐다. 붕당정치, 왕권을 놓고 다투는 왕세자들끼리의 다툼. 그게 지금의 정당정치와 뭐가 다를까? 옛날에 공부할 때는 그저 그것을 역사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현존하는 정당 역시 모든 것이 뿌리가 있고, 역사적인 투쟁을 해온 수많은 인물들의 결정체가 정당이다.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치열한 눈치싸움 끝에 나오는 것이 정책이며, 법안이며, 정당 대변인의 언어다. 그것이 모두 역사였다. 정치는 역사를 잘 이해하고 현세대에 맞게 잘 적용해야만 하는 무한 루트를 거쳤다.
그리고 기업 운영도 그랬다. 국제질서도 그렇다.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정치였다. 각 이익집단이 가지는 이해관계 내에서 최선의 의사결정을 하는 모든 일련의 행위가 정치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행동의 참고를 역사에서 했다. 현재의 행위만을 놓고는 절대로 정치를 할 수가,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다.
6 주식
주식은 과거의 가격 움직임인 차트를 토대로 많은 참고를 한다. 또한 과거의 자료인 재무제표에서 각종 성과를 비교하고 현재와 겨룬다. 앞으로의 갈 길 또한 어렴풋이 예측을 하기도 한다.
사실 주식이 역사를 설명하는 결정판이라 감히 생각한다. 정말 대부분이 과거 성과에 따라서 과거와 비슷하게 사고판다. 돈이 걸린 곳에는 가장 냉정한 결과만이 따른다. 그래서 더더욱 주식이 어렵다. 이 내용을 가장 정확하게 숙지하고 적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것이 주식판이라고 생각한다. 마음 약하고 조금 더? 조금 더? 하는 사람들이 실패하기 딱 좋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