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돌연한출발 Jul 04. 2018

물살에 휩쓸리지 않는 법

교토에서 즐기는 화이트워터 카약 입문


남편과 카약을 시작했다.



익스트림 스포츠로 즐길 수 있는 화이트 워터 카약이다. (아직 그다지 익스 트림하지 않지만)


물살이 말 그대로 white water

교토는 분지 지형 덕분에 계곡과 강이 많다. 또한 교토 시내와 인접해 있는 시가현滋賀県에는 일본 최대 규모의 호수인 비와코琵琶湖도 있어 카약을 즐기기에 좋은 환경이다.


우리는 언젠가 카약을 사서 차에 싣고 다니며 전국의 강과 바다를 누벼보겠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카약 레슨을 시작했다.



교토역에서 아라시야마嵐山를 지나 좀 더 가면 카메오카亀岡에 도착한다. 카메오카에는 아라시야마로 흐르는 호즈강保津川이 있다. 어제의 비로 아라시야마 근처의 강줄기가 흐려져서 역에서 30분 차를 타고 상류인 가미카츠라강上桂川까지 올라갔다.


교토 시내에서는 조금 멀다. 표시 되는 시간은 차가 안 막히는 밤시간. 자가용 기준


상류는 비가 온 다음 날도 물이 그럭저럭 맑았다



선생님은 무려 38년 경력의 카약 전문가. 원래 씨 카약 sea kayak으로 시작해 대마도에서 부산까지 횡단한 적도 있는데 자기도 모르게 태풍이 올 때마다 자꾸 바다에 나가고 싶더란다. 그래서 씨 카약을 그만두고 리버 카약을 시작했다고 한다.


옷을 갈아입고 안전 장비도 챙겨 입는다. 카약용 구명조끼는 늘 보는 구명조끼와는 다르게 생겼다. 상체를 보다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도 있고, 가슴 쪽에 부력을 집중해 셀프 레스큐가 좀 더 쉬워지도록 만들어진 거라고 한다. 돌과 바위가 많은 곳에서 타는 만큼 헬멧도 쓰고 신발도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카약용 부츠로 갈아 신는다.

셀프 레스큐를 쉽게 해주는 구명조끼


먼저 카약에 앉는 연습부터 시작한다. 카약에 들어가 앉는 방법과 다리의 포지션, 허리 받침 조절, 보트로 물이 들어오지 않게 커버 씌우는 법.



마음은 급류에 가있지만 현실은 균형 잡기와 패들링 연습을 위한 강 거슬러 올라가기부터. 화이트워터 카약의 보트는 폭이 좁은 만큼 균형과 부력이 중요하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바라보면 그 방향으로 갈 수 있지만 중심이 틀어지면 배는 쉽게 뒤집힌다.


영차영차, 거슬러 올라간다


물살이 강할수록 노를 젓는 걸 멈추면 안 된다. 노 젓는 걸 멈추는 순간 물살에 휩쓸려 버린다.


약간의 급류도 타본다
떠내려 가기도 한다

평소보다 물이 불어나 생긴 약간의 급류를 타고 쫄보가 된 나는, 나도 모르게 노를 들고 만세를 했다. 선생님이 뒤에서 소리쳤다.


 “漕げ!!!漕げ!!!”

(저어!!! 저어!!!)

잠시 쉬는 시간 선생님과 넋이 빠진 나

오늘의 선생님 말씀.


만세는 곧 항복.

배가 흔들릴수록 패들로 물을 밀어내야 부력이 생기고 균형이 생긴다.

자전거의 페달을 멈추면 넘어지는 것처럼 패들을 멈추면 배는 휩쓸린다.  

죽어라 노를 젓는 것만이 휩쓸리지 않는 방법이다.




*교토에서 카약 타기 정보


 -선생님 홈페이지 (일본어만 가능)

http://www.marchenchapel.jp

-레슨비

1인 8000~9000엔 (장비 렌탈 포함)


メルヘンチャペル 메르헨 차펠
〒621-0815京都府亀岡市古世町芝原35-5 TEL.0771-22-6668

매거진의 이전글 교토의 강변 산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