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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아 로 Apr 18. 2021

일 년 미리 쓰는 미래 일력 -뭐 중요하다고.

2022년 2월 11일 금요일

오늘은 그냥 이 정도 하자.


일 년 미리 쓰는 미래 일력

2022년 2월 11일 금요일


화가 나는 일이 참 많아졌다.

그런 일들은 늘 주변에 있었을 텐데 요즘 들어 더 화가 나는 걸 보면 주변 상황이 달라졌다기보다 스스로 화가 많아진 것 같다.


화라는 것은 치솟는다. 그냥 나오지 않고 갑자기 솟아오른다. 결국 입으로든 표정으로든 행동으로든 터져 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화가 아니라 한이 되겠지. 치솟는다는 걸 보면 화는 내 안에 있는 것이 맞다. 내가 못 견뎌하는 것. 그것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걸 내 안에 두지 않고 내보내면 왠지 남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 화로 튕겨내 본다. 안타깝게도 남의 탓으로 돌릴 수 있는 화는 많지 않다. 남의 탓으로 돌릴 수 있는 것도 있겠지. (그런 일들에는 정말 화를 내야 한다. 화내야 하는 곳에 제대로 화를 내고, 집요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저 남들도 나 같겠거니 하고 그냥저냥 넘어가도 되는 것들인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 예민해진 탓에 못 견뎌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대부분 화가 나도 혼자 씩씩거린다. 혹은 괜히 가방 깊숙이 넣어두어 찾아지지 않는 핸드폰에 화풀이를 하거나 놓친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가만두지 않는다.

허탈하기 짝이 없는 행동들.

그 정도로 화가 삭히는 일들이라면 오늘은 그냥 이 정도만 하자.

견디는 것도 못 견뎌하는 것도.


뭐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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