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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사이 Aug 17. 2021

불편하지만 진실인 이야기

N번방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n번방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지만 여전히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리고 n번방 이후 남자 n번방에 이어 동물판 n번방까지 사람이 타인을 혹은 타동물을 착취하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또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n번방 피의자들의 항소 및 상고심도 아직 다 끝나지 않았는데다 최근 남자 아동청소년의 성착취물을 제작 배포한 운영자의 재판이 열리고 있다. 아물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 사건들을 바라보며 '성착취 및 성범죄가 단순히 성욕의 문제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N번방 최초 보도자 추적단 불꽃의 르포 에세이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를 보면, '운영자 및 가해자들은 여자 아동 청소년에게 도구로 자위행위를 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칼로 몸에 '노예'라고 새기거나 야외 공간을 나체로 활보하게 하는 등의 행동을 시키며 그들을 지배하였다.'고 적혀있다. 며칠 전 재판을 받은 남자 N번방의 피의자 김영준 역시 남성 아동 청소년을 유인하여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그들이 모두 성도착증 환자이지 않는 한, 단지 성욕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다른 사람을 착취하고 학대했을까?


여성학자 권김현영 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성폭력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성욕'이라고 변명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을 자신이 원하는대로 취하려고 하는 권력 욕구가 깔려있다. n번방 역시 많은 사람 위에 서있다는 기분, 권력감을 경험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있다."고 말한다.


n번방 사건 이후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크게 변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여전히 전자발찌를 차고 성폭행을 저지르는 사람들도 있고, 친족 성폭력, 직장 내 성폭력, 군부대 성폭력 등 셀 수 없이 많은 공간에서 수없는 가해자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 사람의 징역 42년으로 끝날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그들은 악마가 아니라 단지 자신이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존재가 필요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목소리를 낸다. 별 일 없었단 듯 N번방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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