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2>
사회에는 왜 법이 있을까.
이념이나 정의에 따라 수많은 해석이 달라지겠지만 그 모든 말을 아주 쉽고 짧게 요약하면 사람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기준을 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람이 다른 사람을 해하지 못하게 하고, 만약 해쳤을 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는 것은 고조선의 법부터 있었으니 인류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왔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영화 <베테랑2> 속에는 다른 사람을 해치는 사람들이 수없이 등장한다. 전 애인 집을 찾아가 염산 테러를 한 가해자,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지도교수, 임신부를 밀쳐 넘어뜨려 죽였지만 술에 만취한 상태라 심신미약으로 주취감형이 된 범죄자, 그리고 스포츠라며 권투글러브를 끼고 집단폭행을 일삼는 학교폭력 등 계속해서 '죽일 놈'들이 등장한다.
'죽일 놈', 그래. 그 범죄자들은 피해자들에게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아가고 싶지 않을만큼 증오스러운 사람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죽이거나 혹은 사적제재라는 이름으로 영화 속에서 '해치'라는 인물이 가해자들을 죽인 것처럼, 사법제도 대신 사람들을 죽인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살인일 뿐인것 아닐까.
사람 죽이는데 좋은 살인이 있고, 나쁜 살인이 있어?
그런데 언제부턴가 SNS나 유튜브 댓글을 보면 '저런 인간은 살아서는 안 된다', '누가 좀 죽여줬으면 좋겠다'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나 살인을 쉽게 입에 올린다. 그래. 사실 추악하다는 말로도 부족할만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다시 사회에 나온 범죄자들을 뉴스로 볼 때면, 그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하늘이 무심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러니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 나뿐만이 아니라 그곳의 모두가 그렇게 말하는 공간에서 그저 잠시 후면 기억도 하지 못할 몇 글자의 흔적을 남기는 일은 어렵지 않다. 다만 문제는 그걸로 장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고, 그 모든 상황이 점점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 아닐까.
죽이고 싶은 심정인 것과 정말 사람을 죽이는 것은 하늘에 있는 별과 지구의 돌만큼의 차이가 난다. 사법제도의 부족함이나 결핍은 사법제도를 보완해서 해결을 해야지 누군가가 살인이라는 사적제재를 통해 해결할 수는 없다. 그것은 해결이 아니라 살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