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하는 글쓰기1
좋은 글에는 좋은 삶이 담겨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쓰는 사람이 좋은 삶과 어떻게든 관련 있어야 하고, 결국 작가는 이상적 인간상이 될 수밖에 없을까?
하지만 이상적 조건은 있을 수 있어도 이상적 인간은 판타지라는 것을 아는 이상. 그렇다면 작가는 필연적으로 거짓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걸까?
늘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늘 대략 어떻게 이 고민을 마무리하고 넘어가냐면, 그래서 결론을 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질문 하나를 남기는 쪽, 혹은 그 모순을 품을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를 부끄럼없이 드러내는 쪽에서 가능성을 본다.
문학의 힘이 거기에 있다는 것도 아는데, 오랜 읽고 쓰기의 습이 사회과학쪽에 있어서 아직은 문학에 빠지지 못하고 있다. 그치만 사회학이나 철학 역시 답을 찾는 과정이 의미있지, 답정어떤것이 되는 일은 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경계하는 것은 작가가 박수받는 글쓰기다. 작가의 생각이, 글이 좋다고 칭송받을 수는 있는데, 그런 글을 쓰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삶 전체가 혹은 어떤 태도라도 그에 귀속되어 있는 것이 칭찬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글과 일치하는 삶을 추구해야 하는 것은 다른 문제.
이렇게 저렇게 다 해보고 살아봐도 삶이란 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고, 우린 늘 어딘가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 이후로 그렇게 된 것 같다. 작가에게 박수쳐주는 사람들이 돌아서서 자기 삶터에서 겪을 좌절이 그려져서. 오랜 시간 내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