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지옥을 버티기로 했다-8
은행대출 연장이나 카드정지 해제에서 가장 중요했던 서류는 전세사기피해자 결정문이었다.
국토부는 2023년 6월 전세사기피해자법이 시행되면서 전세사기를 당한 사람들을 피해자로 인정했다. 이들을 위한 지원책은 경공매 유예를 신청할 수 있거나 주거지원, 대출지원 등이 있다. 난 2024년 1월쯤 신청을 했다가 결정이 난건 같은 해 2월 말이었다.
전세사기피해자 결정문을 보면 항목은 전세사기피해자, 제2조제4호나목, 제2조제4호다목, 불인정 등이 있다. 먼저 불인정은 말 그대로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제2조제4호나목, 제2조제4호다목으로 인정된 피해자들은 각각 전세사기피해자법의 각 항목이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나의 경우 제2조제4호다목으로,
"제3조제1항제2호 및 제4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임차인으로서 임차주택(적법한 임대권한을 가지지 아니한 자와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주택을 포함한다)을 인도(과거에 인도받았거나 인도가 불가능하였던 경우를 포함한다)받았으며, 「주민등록법」 제16조에 따라 전입신고를 하고 그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받은 자(제3조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로서 제6조에 따른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쳐 국토교통부장관이 결정한 임차인"
이 항목에 속한다. 정확히 난 전세사기피해자가 아니라 '전세사기피해자 등'이다.
전세사기피해자는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신청할 수 있다. 나는 인천 부평구에 있는 인천전세피해지원센터에 가서 직접 신청했다. 이날 가지고 갔던 서류는 임대차계약서 사본, 주민등록표 초본, 등기부등본, 소송 관련 서류 등이다.
그러면 안됐지만 인천전세피해지원센터 건물을 들어서자 다시 자괴감이 들었다. 인천전세피해지원센터는 부평구 십정동에 있다. 주소는 열우물로90.
이 건물 3층에 있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차례를 기다렸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다.
이곳에선 피해자 신청뿐만 아니라 금융, 법률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평일 오후임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센터를 찾았다. 다양한 연령대였다. 저들도 나처럼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겠지.
센터 담당자는 1달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워낙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고 개인의 사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그 기준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만약 인정받지 못한다면 이의를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난 별 걱정은 하지 않았다. 조급함이 무뎌진건가.
다행히 40여일만에 '전세사기피해자 등'으로 인정받았고, 이 결정문을 토대로 대출연장, 카드정지 해제 등을 할 수 있었다. 내가 피해를 당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꽤 공적인 성격의 증명서였다.
현재 난 작년 12월 소송이 끝난 이래 나는 판결문을 갖고,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 다시 신청해놓은 상태다.
두번째 방문했던 센터에선 인천시가 전세사기피해자를 위해 여러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사비, 대출이자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한다.
난 이중 월세 지원을 받겠다고 신청해놓은 상태다. 서류는 전세사기 피해자 신청과 대동소이하나, 현재 살고 있는 곳의 계약서와 월세를 보냈다는 이체확인증이 추가로 필요하다. 인천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도 지원책을 마련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힘들고 지치겠지만 그래도 각 도시의 지원방안을 찾아보고 최대한 신청해놓는 것을 추천한다. 힘들겠지만, 발품을 파는 수 밖에 없다.
전세사기피해자 결정문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운영 중인 지원 프로그램에 신청에도 활용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집행권원확보비용 지원 프로그램에 신청해놓은 상태다. 쉽게 말해 변호사 수임료다. 만약 인정된다면 소송과 관련해 최대 1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지급명령에 대해선 4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한다. 신청은 온라인(HUG 안심전세포털)과 오프라인(HUG 전세사기피해자경·공매지원센터, 경·공매지원센터, 전국 전세피해지원센터 5개소, 전국 HUG 영업점 8개소)에서 가능하다.
난 이중 온라인으로 신청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는 생각보다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어쩔 수 없었다. 피해자가 모든 것을 증명하고 설명할 수 밖에. 힘들지만 감당해야하는 고난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