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홀로 여행을 떠나고 싶으신가요?
2023년 여름, 대학교 3학년.
기억나는 해외여행은 10년 전 가족과 함께 떠난 발리 여행. 해외여행 경험도 별로 없는 내가 호기롭게 혼자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낯설지만 그 낯섦 덕분에 한없이 자유로울 수 있었던, 1년 전의 여행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유럽 여행을 하며 틈틈이 적었던 일기장을 펴보았다. 그중 몇 자를 발췌해 본다.
1/ 혼자 여행하며
혼자 여행하니까 어떠냐는 물음엔 조금은 적적하고 누군가와 나중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정말 여행 자체를 즐기고 있다고 답하고 싶다. 나도 혼자 여행하면 어떨지 궁금했다. 매 순간이 눈물 날 것 같이 행복하진 않지만, 새로운 것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외국인들 사이에 껴서 밥도 먹어보고 영어로 짧게 소통도 해보고 잠시나마 그들의 문화를 체험하고 알아갈 수 있었다.
모든 걸 혼자 결정하고 문제가 생기면 혼자 헤쳐 나가고 매 순간 행복, 놀라움, 해방감, 외로움, 아쉬움, 적적함 등 수많은 감정을 마주하며 눈앞에 펼쳐진 놀라운 광경들을 그저 바라보고 있다.
일주일 넘게 있어 보니 깨달은 게 하나 있다. 외국인들의 일상에 껴들고 싶다는 생각이나 그들 사이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그저 여행자의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흉내도 내며 그냥 즐기면 외롭다는 감정이 사라진다.
=> 파리에서 혼자 다니다 보니,, 식당에서 삼삼오오 모여 식사하는 가족들이나 센강에 앉아 피자를 뜯어 먹는 학생들이 부러웠다..ㅎ 다들 파리 주민 같아 보였는데 나도 저기에 끼고 싶다는 생각을 열 번은 한 것 같다. 구냥 파리 주민이 되고 싶었던 게 맞긴 하다….ㅎ 암튼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외로워지기도 했는데 그냥 풍경의 일부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2/ 지금 떠오르는 장면들
벌써 기억이 좀 흐릿하다.. 괜찮아 원래 다 그렇지.
그래도 나중에 좋았던 장면 장면들이 문득 떠올랐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지금 떠올려보는 장면들..!
1) 처음 도착해서 본 파리의 풍경
2) 자전거를 타고 봤던 에펠탑과 센강의 유람선 때문에 생긴 윤슬들. 풍경도 너무 예뻤고 바람을 가르며 탄 자전거도 좋았다. 다음엔 자전거를 타고 목적지 없이 그냥 쏘다니고 싶다.
3) 튈르리 정원에서 진짜 잠들었던 순간. 사진으로만 봤던 그 공원에서 초록 의자에 앉아 그늘에서 잠들었는데 정말 좋았다. 역시 미술관 투어 후엔 공원에서 드러누워 자는 게 최고!
4) 베르사유 궁전의 천장화들과 정원 피크닉. 누워서 샌드위치 뜯어 먹고, 노래도 듣고, 사진도 마음껏 찍고,, 10시부터 18시까지 있었다.
5) 에펠탑은 정말 언제 봐도 예뻤다.
6) 몽마르뜨 가는 길에 본 예쁜 가게들과 버스킹, 그림 그리는 사람들까지. 몽마르뜨 묘지도 기억에 남는다
7) 디즈니랜드!! 놀이기구도 너무 재밌었지만, 퍼레이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퍼레이드를 보면서 함께 춤추고, 노래 부르는 사람들 덕분에 너무 행복해졌다. 정말 부러운 문화다.
8) 친절했던 스트라스부르 빵집 점원, 신나게 메뉴를 추천해주던 파리의 파스타집 직원, 뺑오쇼콜라를 샀던 가게의 친절한 점원, 파리 동역 화장실에서 밝은 얼굴로 인사를 건네던 청소부 아주머니.
이곳에선 모두가 웃으며 낯선 사람을 대한다. 한껏 경직된 채로 낯선 이를 대하는 한국과는 달리.
3/ <여행을 정리하며_230805>
낯선 세계가 혼자여서 더 낯설게 느껴졌고, 정말 날 것의 도시가 체에 한 번 걸러지는 것 없이 그대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 느낌이 정말 새로웠다. 내가 모르는 세계를 마주한다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를 속으로 외치며 다녔다.
길거리를 다니는 나와 다르게 생긴 사람들, 우리나라 건물과는 너무나도 모습이 다른 건물들, 그런 건물들과 사람들로 빼곡히 채워진 거리. 그 거리를 거닐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파리는 정말 잊지 못할 도시다.
시간이 더 흐르고 파리를 찾아도 그대로일 것 같다.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열심히 걸었던 그 거리를 다시 누군가와 함께 걷는다면 어떨까. 꼭 다시 가고 싶다.
그렇다면 이제 그 여행의 시작으로 돌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