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제가 기억하는 파리는 이렇습니다.

당신의 파리는 어떤 곳인가요?

by 연우


파리를 기억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하루

바로 6월 11일, 파리에 도착한 지 5일째 되던 날이다.


바로 코감기에 걸릴 만큼 건조했던 파리의 날씨도

밤마다 울리던 엠블런스 소리도

구경하느라 정신 못 차렸던 파리의 거리도

어느새 적응이 되어가던 그런 적당한 날.


그런 적당한 하루가

아직까지도 나에겐 파리로 기억되고 있다.


@ 방브 벼룩시장

Avenues Georges Lafenestre et Marc 14e Arrondissement, 75014

일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방브 벼룩시장을 찾아갔다.


주말 아침마다 열리는, 소소하지만 알찬 벼룩시장이다

파리에서 새로운 경험을 얻고 싶다면 꼭 추천하는 곳!

탐나는 물건이 가득했는데, 소심한 성격 탓에 이것저것 물어보지도 못하고,, 멀리서 구경만 했다 ㅎ

얇은 지갑 사정도 구매를 말리는 데에 한몫했다..

주인들이 소중히 내놓은 물건 같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용기 내서 한 할아버지에게 궁금한 물건의 쓰임을 물어봤는데, 글쎄.. 영어를 아예 못 하시는 분이셨다. 말도 안 통하는데 몸짓까지 써 가시며 자기 가판대에 놓인 물건을 하나하나 소개해 주셨다. 물건에 대한 애정이 가득해 보여서 나까지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주민들의 일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했다. 내가 사랑하는 소소한 풍경

출처 모를 빈티지 엽서가 특히 눈에 들어왔다 *.*

주인과 함께 산책 나온 멍멍이들 구경은 덤!

벼룩시장에서 산 작은 보관함이다 ㅎ

다음 장소는 뤽상부르 공원!

공원에서 가볍게 먹을 샌드위치를 사러 갔다.


@ 뤽상부르 공원

Rue de Médicis Rue de Vaugirard, 75006

날씨가 흐렸었는데,

덕분에 뤽상부르 공원의 색은 더 짙어졌다.

공원이 넓다 보니 혼자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곳들이 많았다.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샌드위치를 뜯어먹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한 없이 멍 때리다가 일어났다.


@생제르망 거리

파리 여행을 준비하며 조승연의 탐구생활을 많이 봤었는데 덕분에 알게 된 유서 깊은 카페, 카페 드 플로르!

옛날 가난한 예술가들이 카페에 모여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아침부터 밤까지 떠들었다던데 그 카페 중 한 곳이었다.

크림브륄레를 시켰는데 대접에 나와서 당황했던 기억

옆 가게에서 유럽 여행 일기장을 장만했다 ㅎㅎ

또 다른 유명한 카페도 구경하고

초록색 가판대가 늘어져있던 거리를 걸었다.

빈티지한 엽서를 보자마자

누군가가 떠올라 고민 없이 구매했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파리에선 꼭 자전거를 타봐야 한다..! 자전거 거리도 잘 되어있고, 자전거를 타며 파리 거리를 쭉 조망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파리에서 자전거를 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니까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봤던 풍경

바토무슈 따라 생기던 윤슬이 참 예뻤다!


@ 파리 시립 근대 미술관

11 avenue du President Wilson, 75116

화장실 갈 겸 들렀던 미술관이었는데

볼만한 것들이 많아서 꽤 오래 있다가 나왔다

미술관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도 예뻤다-

미술관에서 나와서 한국인들이 사진 찍고 있길래 슬쩍 가서 부탁하고 받은 사진 ㅎ



@ 개선문

Place Charles de Gaulle, 75008

걷고 싶어서 개선문까지 열심히 걸었다.

파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네모 나무들.

네모 나무들이 두줄로 이어진 거리!!

그 거리 끝에 개선문이라니..! 걷는 재미가 있었다 *.*

개선문까지 둘러보고 룸메들과의 저녁 약속을 위해

예약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그러다 갑자기 흐려진 날씨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쏟아졌다

처음 먹어봤던 달팽이 요리

너무 맛있어서 소스까지 긁어먹고 한 판을 더 시켰다

파리 와서 처음으로 누군가랑 같이 식당 와서

너무 행복했는데 식당까지 완벽했다!!

가게를 채우던 손님들, 직원들 모두 유쾌하고 친절하셔서 더 기억에 남는다..

또 자연스레 다른 테이블로도 시선이 갔었는데,

혼자 오신 분이랑 커플분들이랑 스몰 토크를 시작하더니 신나게 떠들다가 와인잔을 부딪히고 같이 저녁 시간을 즐기는 모습을 봤다.


언제든 옆 테이블과 와인잔을 부딪히며 각자의 시간을 내어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게 좋았다.


다음에 또 올래!!

밤거리를 누군가와 함께 하니

안정감이 들어 온전히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파리에서 보낸 적당한 어느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