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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팟캐김 Mar 01. 2020

경제 체제란 무엇일까

아빠가 전해주는 경제금융 이야기③자본주의 VS  사회주의 

규현아 규민아 경제 교과서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경제 체제에 대한 것이란다. 이 체제에서 '체'는 몸을 뜻하는 체(體)와 제도라는 단어의 앞부분 '제'에 해당하는 억제할 제(制)가 붙네. 어떤 한 조직이나 국가가 운영되는 데 있어 필요한 일정한 원리라고할까. 어떤 이는 '구조'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시스템'이라고 하지. 


체제라는 것을 굳이 풀어 쓰자면 우리가 살아가는 습관과 문화, 전통, 법률 등을 모두 포괄하는 단어일꺼야. 왜 체제가 필요한 것일까. 바로 우리가 모여서 살기 편하고 안심할 수 있게 하나의 원리를 만들어 놓은 것이지. 예전부터 내려온 '약속'이라고 볼 수 있어.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테두리에서 정해진 규칙과 같은 것이란다.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고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틀' 같은 것으로도 볼 수 있어. 


'신의뜻'에서 벗어나자 다양한 사회 체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경제에도 '체제'라는 게 있단다. 경제 체제의 의미는 기본적인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된 제도나 방식을 뜻해. 원래는 전통이나 관습, 종교에 의해서 '그냥그냥 굴러갔던' 것을 분석하고 분류해서 나눴지. 그렇게 나누게 된 시점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 인간의 학문이 '신을 연구하는 학문' 신학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것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보게 된 것이지. 


개중에는 우리가 사는 '사회'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사람도 있단다. 단순하게 '과거의 일'을 나열하는 수준에서 벗어난 것이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왜?'라는 의문부호를 붙이면서 시작된 거지. 


하나의 예를 들어볼까? 특별히 감시하는 사람들도 없고, 나라에서 정해준 것도 아닌데, 시장에는 '가격'이란 게 존재해. 그리고 이 가격은 오를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어. 눈속임으로 가격을 메길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그렇지 않고 양심적으로 일하곤 하지. 


그리고 왜 사람들은 가난할까, 혹은 왜 왕과 귀족들은 평민들을 못살게 굴까 등의 의문도 가질 수 있지.  이런 사회 구조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것 등등 말이지.  


그전까지는 신의 섭리와 신의 뜻에 따라 사회가 움직인다고 믿었어. 그러다보니 이렇게까지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었어. 답은 하나였으니까. '신의 뜻'. 


그런데 이런 '신의 뜻'이라는 단일한 답에서 벗어나자 다양한 답이 나오기 시작했단다. 그러다보니 공산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등의 구분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고. 물론 이런 구분은 서구 사회에서 자신들이 살아온 역사를 근거로 만들었단다. 영국에 이어 미국이 세계 패권을 갖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이런 체제에 대한 구분이 학문화돼 있어. (참 너희들에게 어려운 말만 나열하는구나) 


서구와 다른 역사적 흐름을 보였던 우리나라도 이걸 정설로 받아들여. 그리고 우리나라 사회나 경제 교과서에서 볼 수 있지. 우리나라 경제 교과서에서는 경제 체제를 '경제 문제의 해결 방식'과 '생산 수단 소유 형태'로 구분하고 있어.


경제 체제의 구분 - '경제문제 해결방식' VS '생산수단 소유 형태' 



기본적인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하면 국민들이 필요로하는 재화를 어떻게 공급하고, 이들이 굶주리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또 혹은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는지 등의 구체적인 방안이 끼어 있어. 


첫번째로는 전통경제체제가 있어. 이건 전통과 관습, 종교 등에 의해서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 굳이 따지자면 조선시대나 중세가 이에 해당하겠지. 전통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제 체제야. 거의 모든 사회가 이 전통 경제체제라는 같은 뿌리를 갖고 있다고 봐도 돼.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필히 두가지 경제 체제 사이에서 고민하게 돼. 하나가 계획경제체제이고 또다른 하나가 시장경제체제라고 할 수 있어. 계획경제체제는 전통경제체제에서 해결할 수 없었던 경제문제를 정부가 나서 직접 통제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시장경제체제는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민간(기업이나 가계)이 주도하는 것이라고 보면 돼. 


계획경제는 1917년 러시아 공산주의 혁명에 따라 실험적으로 도입됐고, 이후 중국이나 북한 등 사회주의를 국가이념으로 내세운 정부가 하게 된단다. 그리고 일부 이 원리를 2차세계대전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한 복지국가에서 받아들이게 돼.


그리고 이 계획경제의 전제조건은 공장의 기계나 농장의 땅이 모두 정부 소유가 돼야한다는 점이야. 생산수단을 국가가 소유하는 것이지. 그 국가는 바로 노동자들이 주동해서 운영되는 국가이고. 


하지만 21세기가 20년이나 지난 지금 시점에서 봤을 때 이 계획경제는 실패한 모델이 돼. 첫번째는 정부가 모든 것을 계획해서 그대로 시행할 수 없고, 그런 계획이 일률적으로 적용되기에는 인간사회가 너무나 복잡해졌어. 그리고 영화 '기생충'에서 보듯 '계획대로 되는 경우의 수'는 그렇게 많지가 않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점 - '사유재산의 인정' 여부 


경제체제를 나누는 또다른 방식은 생산 수단의 소유 형태야. 사회주의 경제체제와 자본주의 경제체제지. 두 경제 체제의 가장 큰 차이는 '사유재산의 인정'이야. 이 차이는 내가 스스로 돈을 벌어서 내 재산을 쌓을 수 있는 것을 허용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차이로 볼 수 있어. 


예를 들어 내가 호떡 장사를 한다고 하면, 난 대출을 받아서 호떡 기계를 사겠지. 그리고 재료도 사서 길거리에 가서 호떡을 팔꺼야. 경우에 따라서 자리세를 뜯기는 경우도 있겠네. 


이 호떡을 팔다가 망하면 그건 고스란히 내 손실이 돼. 그러니까 난 맛있는 호떡을 만들어야할 노력을 하는 것이지.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누가 감시한 것도 아닌데, 난 호떡을 맛있게 만들어 팔 수 있는 것이지. 그리고 거기서 나온 돈(세금을 떼고나면)은 다 내것이 되고. 대출만 다 갚으면 호떡기계도 내 것이 되겠지. 


그런데 사회주의에서는 아냐. 정부가 호떡을 몇개 팔지 계획을 세워서 국민들에게 배급을 하는 것이지. 그리고 동네에 누군가에게 호떡을 생산하라고 할당을 하는 것이겠고. 그리고 호떡 기계는 온전히 다 정부의 것이야. 호떡 기계는 생산 수단이니까, 그것은 당연히 정부가 갖고 있는 것이지. 


생산수단을 왜 정부가 가져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할게. 간단히 말하자면 이 생산수단을 갖고 있고 그렇지 못하는가에 따라서 '불평등'이 생기고 이에 따른 계급차가 생긴다고 보고 있거든. 노동자들을 위한 천국의 나라에서는 이런 계급차가 발생하면 안된다고 보고 있어. 


그런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모두 각각의 장점이 있어. 이념적 이상향은 각기 달라도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자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지. 다만 그것을 활용을 잘하지 못한 인간이 잘못한 것이지. 


사회주의 경제 체제 하에서 정부는 커질 수 밖에 없어. 생산수단을 갖고 통제를 해야하니까. 그런데 정부도 실상은 소수의 인간에 의해 운영될 수 밖에 없어. 리더가 되는 것이지. 


문제는 그 리더들도 권력 앞에서는 그냥 욕망 덩어리 인간이라는 점이야. 이상보다는 자기의 권력욕과 안위를 위해서 일을 하곤 해.  그래서 예전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이 사회주의 국가란 것을 만들어놓고도 수천만의 인민을 학살했고, 북한의 김일성 일가가 80년 가까이 왕처럼 군림하고 있는 거야. 


그나마 자본주의는 불평등이라는 요소가 강하게 베어 있지만, 인간의 욕망을 잘 활용할 줄 알았어. 어쩌면 고대에서부터 내려온 '소유에 대한 욕심'이 자본주의를 키우고 현재까지 가장 '잘나가는' 경제 체제로 인정받게 해준거야. 


정부는 그 와중에 심판 역할을 하는 것이고. 시장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룰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람한테 경고를 주고 때로는 퇴장까지 시키는 것이지. 이른바 혼합경제체제라고도 할 수 있어. 


혼합경제체제는 1930년대 경제대공황 이후 정부가 직접 나서 경제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서 생겨나. 계획경제의 일부가 적용된거야. 


예를 들면 기업들이 도산해서 실업자가 넘쳐날때 대형 댐을 만드는거야. 정부는 실업자들을 고용하고 임금을 주지. 그러면 이 사람들은 번 돈으로 빵을 사고 옷을 사겠지. 빵가게는 물건이 팔리니까 사람들을 더 고용하고. 결과적으로 경제는 다시 살아나게 되는 것이고. 


마르크스는 왜 나왔을까..19세기 자본주의 모순이 그를 불렀다 


참.. 사회주의라는 개념은 어디에서 생겼는가 보면, 일단 칼 마르크스라는 사람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으면 돼. 이 사람은 19세기 서구 자본주의 사회가 갖고 있던 모순을 통렬하게 비판하면서 대안까지 내놓았거든. 공장의 기계를 자본가에게서 빼앗고, 이것은 노동자들을 위해서만 운영되는 거야. 국가는 그것을 대리하는 것이고. 


일단, 마르크스에 대해 간단히 얘기할게. 



19세기 활동했던 칼 마르크스(1818~1883년)가 사회주의와 관련된 이념을 집대성했어. 그가 살던 19세기는 산업혁명 이후 서구 열강(당시 제국주의 국가들)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때야. 외부로는 아프리카나 아시아, 남아메리카에 식민지 쟁탈전을 벌였고, 안으로는 산업화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키우던 때야.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개념이 이때부터 나왔다고 할까. 


산업화란 것은 쉽게 말해 공장으로 물건을 만들어 대량으로 파는 것을 말해. 그 대상은 자동차가 되기도 하고, 전쟁 시에는 총과 총알이 되겠네.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 즉 자본가들이 공장을 많이 짓고, 그 안에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고, 겨우 살 만큼의 임금을 주는 식이었단다. 


이런 자본가들이 돈을 버는 방법은 간단했어. 싸게 더 많이 만들어 파는 거야. 그러려면 노동자들에게 주는 임금을 줄이고, 가능하면 많은 시간 일을 시켜야했지. 이 와중에 아동이나 여성들에 대한 학대가 일어나고, 노동자들은 자신이 한 것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되는 수도 있었어. 


초기 자본주의의 모순이 그대로 드러났던 것이지. 그런만큼 사회 혼란도 극심했고. 지금은 서유럽 사람들이 고상한 척하지만, 그때만 해도 몰상식했고 비인간적이었어. (그들이 자신들의 식민지 국민들에게 했던 일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단다.) 


그때 마르크스는 비교적 여유있는 집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다녔어. 법학과 역사학 철학을 공부했다고 하네. 그렇게 공부를 하면서 유럽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살펴봤고, 당시 그가 살던 사회의 모순을 발견했던 것이지. 


서른살 나이가 되던 때에 '공산당선언'이라는 책을 만들어. 여기서는 노동자들이 자본가에 대항해 혁명을 일으켜야한다는 내용을 담아. 49살이 되던 1867년 자본론을 발간해. 19세기까지 보였던 비인간적인 자본주의가 결국은 망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야. 


마르크스의 저서는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금지된 서적이었어. 북한이 바로 이 마르크수주의에 입각한 공산주의 사회를 꿈꿨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 책은 19세기 기준으로 봤을 때는 자본주의가 갖고 있던 내부 모순을 통렬하게 분석한 명저라고 할 수 있지. 


그는 영국이나 독일처럼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한 나라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봤어. 그런데 그 혁명은 1917년 유럽 빈곤국가이자, 2류 국가로 무시받던 러시아에서 일어났지.  그의 통찰과 비판은 훌륭하지만, 역사의 흐름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일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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