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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본 美 금리 곡선

by 팟캐김

8월 16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채권 수익률 곡선이다. 지난해 8월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 주식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던 점을 고려해보면 많이 안정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수익률(금리) 곡선에 따른 경기 심리 읽기'는 좀 후에 설명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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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곡선만 놓고 보면, 1년 전에는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 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5.25~5.50%)에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기 금리가 높고 장기 금리가 낮았다는 것은, “연준이 너무 세게 조여서 곧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시장 불안을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최근 단기 금리가 하락하고 장기금리가 올라서는 형태가 된다는 점은 침체 우려가 완화됐다는 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장기금리 상승은 단순히 인플레이션 기대 때문만이 아니라,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발행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도 함께 반영된 결과다. 미국 정부가 대규모 적자를 메우기 위해 장기 국채를 대량 발행할 경우,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수익률은 높아지게 된다. 결국 “침체 우려 완화 + 장기 인플레이션 압력 + 재정 부담”이 동시에 장기금리에 반영된 셈이다.



최근 6개월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10년물과 20년물 모두 소폭이지만 다소 상승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눈에 띄게 올라간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추세만큼은 하방보다는 상방을 향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단기 금리보다 중기(3~7년) 금리가 낮은 움푹 패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런 중기 채권 금리는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민감한 시기인데, “연준이 언제 금리를 내릴까”라는 불확실성이 클 때 중기채 수익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단기 긴축, 중기 완화, 장기 불안이 동시에 반영된 상태라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만기에 따른 수익률 곡선 변화는 거시 경제를 전망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곤 한다. 이게 절대적인 정확치를 갖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고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대체적인 시장의 심리와 추세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좀 주목할 부분은 연준 안팎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보다 기준금리가 더 인하된다면 단기금리는 더 하락할 것이고 장기금리는 (물가 상승 및 재정 부담 우려에 따라)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가운데 움푹 파인” 형태도 다소 완화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관세 압박 정책도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유럽·멕시코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추가 관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단기적으로는 CPI 상승 → 인플레이션 기대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관세로 인해 교역이 위축되고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 단기금리는 내려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재정지출 확대 + 인플레 압력”이 겹쳐 장기금리가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즉, 무역 갈등은 채권시장에도 또 하나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국내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를 기대해볼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도 다소 완화돼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주와 내수 소비주가 반등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증시 전반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장기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으로 고금리 시대가 지속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까지 겹치면 원자재 가격 불안과 교역 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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