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클래식 FM 라디오 방송을 즐겨 듣고 있는데, 예전에 비해 연주자들의 연주에 담겨 있는 감정이 훨씬 다양하고 풍성하게 전해진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건 연주자들의 감정이라기보다는 내가 나이들면서 그동안의 경험치들이 반영되어 그리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다. 같은 연주에도 내 마음이 투사되어서 더 심금을 울리게 들린다는 말이다. 그래서인가 가사가 붙어 있는 음악은 물론이려니와 연주자가 바이올린의 현을 그을 때, 피아노의 건반을 두드릴 때 어떤 마음과 어떤 느낌으로 그 찰나의 순간을 보내고 있는지가 상상되는 순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말이 필요없을 최백호 선생의 '부산에 가면' 유튜브 첫댓글에 '부산에 살고 있어도 부산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노래'라고 누가 적으셨는데,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다니엘 바렌보임이 연주한 모짜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 가장조 K331, 3악장이 터키 행진곡으로 널리 알려진 너무너무 유명한 곡인데, 요즘 이 곡 1악장의 도입부 멜로디가 유난히 마음에 와 닿는다. 천진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감정들이 다 들어 있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