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김태희를 만났다
일상에서 만난 전지현, 김태희
요즘 나는 전지현, 김태희를 자주 만난다. 어제는 이효리도 만났다. 나는 방송 관계자도, 연예인 기획사 관계자도 아니고, 미용이나 사진 관련 종사자도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유명 연예인들을, 그것도 자주, 만나는지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라면 궁금해하실 것 같다. ^^
궁금증에 대한 답을 드리면...
내가 만나는 김태희, 전지현, 이효리는 연예인이 아니라 한국 남성과 결혼한 '결혼이주여성'들이다.
흐엉에서 김태희로
나는 다문화 이해 강사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해소하고 다문화 인권 친화적인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국인뿐만 아니라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다문화 이해교육을 진행한다.
강의 현장에서 만난 결혼이주여성 중 연예인 이름을 쓰고 계신 분들이 많다. " 한국어 선생님이 김태희가 예쁘다고 해서, 제 이름을 김태희로 했어요"라고 말한 분도 있었고, 전지현이 나온 드라마가 너무 좋아 한국에 시집가면 자신의 이름을 전지현으로 사용하겠다고 결심한 분도 계셨다.
한국사회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 대부분은 자신이 오랫동안 쓰고 있던 이름을 버리고 한국 이름으로 '개명'한다. 20년 넘게 사용하던 '흐엉', '란'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전지현, 김태희가 되는 것이다.
결혼이주여성이 연예인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고, 개인의 좋아서 쓴다면 문제는 없다.
문제는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한국 이름으로 개명을 해야 하는 경우다.
'다문화'라고 쓰고 '동화'라고 읽는다
개명한 결혼이주여성들에게 ' 왜 개명하셨어요'라고 물으면 "내 아이가 학교에 갔을 때 엄마 이름이 '흐엉'이면 친구들에게 놀림받을까 봐, 아이를 위해 개명했어요"라고 대답하시는 분들이 많다. 아이들을 위해 그들은 자신의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던 정체성을 버리는 것이다. 그들의 아이들과 자신의 한국사회 적응을 위해서 자신이 오랫동안 쓰던 이름을 버려야 한다.
다문화 사회의 조건
다문화 사회는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가운데 선주민(한국인)과 이주민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말한다. 결혼이주여성이 개명 없이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길 원하면 그 자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다문화 사회다.
추신:결혼 이주여성의 개명은 법적 강제는 없다. 문화적 강제만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