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다고 믿었다.
그래야 포기했어도 욕먹지 않을 것 같아서.
지금의 나에게
그때로 돌아가 살 수 있냐고 물으면,
나는 당연히 아니라고 하겠지.
내가 나를 좋아하게 된 건
사실 얼마 안 된 이야기니까.
어쩌면 나는
그냥 반항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스무 살 어린 나이에
인생을 망칠 거냐며
아무렇지 않게 무례한 말을 뱉던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이런 나라도
잘해낼 수 있다고
증명하고 싶었던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처음 들은
내 안의 작고 빠른 심장 소리가
나를 그저
약하게 만들어버린 걸까.
어쨌든 나는
스무 살,
아무것도 모르던 그때
엄마가 되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딱히 실감 나는 일은 아니었다.
나는 열세 살 이후로
엄마를 본 적이 없었고,
엄마가 바라본 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나는 내 아이를
내 아이는 나를
어떻게 보게 될까.
단순한 호기심 때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뜨거운 모성애 같은 것도 아니었다.
세상은 참 묘했다.
인생을 망치지 말라던 사람들과
그렇다고
버릴 거냐고 묻던 사람들로 나뉘었지만,
나를 한심하게 보는 눈만큼은 하나같이 같았다.
그 시선들이 계속 나를 불편하게 했다.
그래서 나는,
그냥 싸워보기로 했다.
“미혼모.”
아무것도 없던 나에게
처음 생긴 타이틀이었다.
2009년은
미혼모에게
특히나 각박하던 때였다.
누구든 나에게 무례했고,
사는 일은 너무도 차가웠다.
나는 언제든 싸울 준비로 날이 서 있었지만,
애앵애앵 울면서도 나에게 손을 뻗던 작은 생명이
그 모든 것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