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 속 어린 나는,
웃는 장면이
단 하나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캄캄한 아이였다.
아주 어렸을 때의 나는
그저 쑥스러움이 많아 잘 웃지 못했고,
조금 더 자란 뒤에는
아빠의 술주정 때문에
웃을 일이 별로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빠가 술을 마셨다는 얘기만 들리면
엄마와 찜질방으로 대피하곤 했다.
할머니는 얼른 자는 척을 하라고 했고
나는 눈을 감은 채
어른들의 싸우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 소리가 너무 아파서
밤새 텔레비전 소리를 크게 틀어놓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많은 밤이 무서웠다.
술에 취한 아빠는
평소의 순하고 다정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고
아침이 되면 그 밤의 기억은
온전히 우리에게만 남아 있었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쓰고 팍팍한지,
힘내보려 할수록
나는 자꾸만 더 밀려나는 기분이었다.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의 술주정은
내가 사랑하는
아빠를 참 많이 닮아 있었다.
내가 보내왔던 그 무서운 밤들을,
이제는 내 아이가 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