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어느 순간 말이 없어졌다.
엄마, 엄마 하며 쫑알쫑알
하루 종일 무슨 이야기든 늘어놓았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질문을 해도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주 사소한 것조차
틀리지 않으려는 것처럼.
늘 어딘가 불편해 보였고
긴장한 얼굴이었다.
그 사람과 아이는
같은 말을 하면서도
전혀 다르게 이해했다.
아이의 말은 자주 어긋났고
그 사람의 말은 자주 닿지 않았다.
아이는 서운해했고
그 사람은 속상해했다.
나는 누구의 편도 들지 못했다.
아이의 잘못 같으면
아이에게 화를 냈고
그 사람의 잘못 같으면
그 사람에게 화를 냈다.
그럴수록
둘 사이의 거리는 더 멀어졌다.
무언가를 바로잡으려 할수록
감정은 더 상해갔다.
아이는 부모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나는 그 사람이 아이를
조금 더 아이처럼 대해주길 원했고,
그 사람은
우리가 더 살갑게 대해주길 바랐다.
서로가 서로에게 바라는 방식은
끝내 닿지 않았다.
그런 생활이 몇 년이나 이어졌다.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람은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