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버틴 날들에 대하여
글 쓰는 삶을 꿈꾼 지 오래되었다. 열정적 활동에는 장작이 필요하다. 장작은 여러 가지일 수도 있다.
독자들의 우호적인 댓글, 사람들의 관심, 아니면 금전적 보상, 사랑하는 이들의 응원.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나날들이 지나간 후에는 너무 지친 날들이 계속되었다.
나의 장작은 오직 내 열의뿐이다. 그러나 혼자만의 열의로는 언제나 한계가 있다. 내 마음의 숲에 모든 나무를 다 태우고 난 후에, 잿더미만 남은 마음뿐이었다.
4월에는 급기야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계속되었다.
알바도 너무 힘들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날들이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오픈한 마트에서 알바를 많이 구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조금 더 쾌적한 상태에서 일할 수 있었다.
이전의 물류 알바에 비해 단점이라면, 곧바로 입금은 불가능하다는 것.
일주일치를 몰아서 그다음 주 수요일에 주었으며,
오늘이 바로 그 주급을 몰아서 받는 첫날이었다.
한 번 받은 적은 있으나, 하루치였다.
오늘은 비워놓으며 푹 쉬었다.
통장의 숫자를 보니 뭔가 풍족해지는 기분이었다.
물류 주 5일 알바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
이동시간도 너무 길고, 일부러 셔틀도 근무시간보다 40여분이나 일찍 도착.
그렇게 이동과 알바에 온 시간을 쓰고 나면 온몸이 지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번 알바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될 만큼 가깝고,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하면 되었다.
일 끝나고 셔틀을 기다리는 것과 같이 비는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좋음을 느끼는 것도 한 때....
갑자기 주말부터 독감이 심하게 걸렸다.
사람이 오픈 빨로 하루에 수천 명씩 오가는 곳의 계산대에 있다 보니,
정말 감염에는 직방인 것 같다.
그러니 운동을 해서 면역력 증진을 해야겠다 싶다.
이번 감기는 정말 얼마나 아프고 힘이 빠졌는지..
아픈 게 서러워서 눈물이 나는 것은 정말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 시간들을 그럼에도 버틴 덕일까?
왠지 이번에 받은 주급들이 정말 알차게 느껴졌다.
물론 독감을 버티며 근무한 날의 급여가 들어온 것은 이틀,
그중 심했던 건 하루뿐이다.
그럼에도, 다음 급여도 들어온 다는 것이 내 마음을 안정시킨 덕일까?
왠지 더 알차게 느껴진 급여였다.
모든 것이 다 타고 재만 남은 것 같은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 때가 있다.
그리고 근무를 하면서 몸이 아파 고생을 한 하루가 있다.
그래도 그 공허함과 아픔을 견디며 살아온 과거의 나 자신에게 오늘은 고마운 날이었다.
덕분에 평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예전에 좋아했던 식당에 가서 맛있는 메뉴를 시키고, 그리고 편히 누워 남은 감기 기운을 보냈다.
편한 하루가 못내 고마웠다.
이처럼 가끔은 무언가가 고마운 하루들이 있다.
고마워하며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