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by 김 경덕

마지막 한 달

벌써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2월이 되면 지나온 한 해의 삶이 어떠했는지 은연중 자문하며 되돌아보게 된다.

벽에 걸어놓은 달력의 11월을 찢어내니 그 소리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마치 나에게 반항하는 것처럼 들린다.

도대체 이게 뭐냐고?

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냐고?

계속해서 그렇게 비겁하게 살고 싶냐고?

당신도 실망스러웠던 한해였지만

나도 다시는 되돌리고 싶지 않은 한 해였다고 항변하는 것 같다.

미안하다고 힘없는 답변을 해 주었다.

그래도 화를 풀지 않아 11월의 비어있는 날들에다 조심스레 계획한 일정들을 다시 차곡차곡 채워 준다.

마치 두어 달 전에 쓴 것처럼.....


고향 친구, 고, 대학동창 모임, 공동체 모임, 수채화 가는 날 , 모새골 가는 날,

OB 골프, 수목원 행, 손주 생일, ** 딸 결혼식 아니 또 있다

미국행 비행기표 예약, 제주행 여기는 기본이 일주일이다.

이렇게 올려놓고 나니 찢어낸 월력이

슬그머니 화를 풀면서 내게 미소까지 보내준다.


고형화 되어가는 나무의 심재처럼 며칠만 지나면 쓸모없는 연륜의 나이테가 하나 더 늘 것이다.

그래도 심재는 나무 한가운데 자리 잡아 나무를 똑바로 서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 같은 늙은이의 역할도 이 시대에 분명히 있을 것이다.


덧없이 가는 세월만 탓하지 말고,

코로나19 핑계만 되지 말고,

조심스럽게 일어서 보자.

그리고

살아 움직이며 존재의 가치를 말없이

주위에 인식시키는 하루하루의

삶을 계획하며 다시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해보자.


2021,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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