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화이트 크리스마스(2013년)
내일이면 성악가로 데뷔한다.
초등학교 일 년 차 손녀 둘이서 만든 크리스마스 가족 파티 초대장에 성악가 김 XX로 올려놓았다.
평소에 노래를 부르거나 영어로 된 책을 읽기라도 하면 할아버지는 노래도 못하고 영어 발음도 나쁘다고 입을 가로막으며 핀잔을 주던 녀석들이다.
웬일일까?
얼마 전 교회에서 찬양 연습을 할 때 지휘자로부터 노래를 힘차게 잘 부른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하였더니, 누가 그 말을 믿겠느냐고 의심하던
녀석들이다.
정말 내가 노래를 잘하기라도 하나?
지금 지정곡 'white christmas'를 아내로부터
맹 교습 중이다.
내일 영광스러운 데뷔를 위해서,,,,,
여러분 모두
"Merry Christmas "
2013, 12, 23일
2, 화이트 크리스마스(2020년)
아! 슬프고도 슬픈 지난날의 추억이여,
7년 전 데뷔 무대는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충분히 연습을 하고 우리 집 거실에 임시로 마련된 가설무대에 섰건만 당황하여 그만 중간에서 음정도 놓치고 가사도 까먹어 버리고 말았다.
손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재 시도를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까마귀가 백조 흉내를 내다 톡톡히 망신만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오늘 밤도 'Bing Crosby'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몰래 들으면서 7년 동안 꿈을 키우고 있다.
이번에는 가족 무대가 아닌 진짜 무대에 서기 위해 혹시 들어올지도 모를 앙코르도 감안하여 레퍼토리도 다양화시켜놓고 연습 중이다.
"O holy night"
"Silent night Holy night"까지
여러분 기대하시라!
답답하고 지루했던
2020을 힘껏 밀어내며
또다시 여러분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2020, 12, 23
3, 화이트 크리스마스(2021)
사실 부르는 노래는 포기했다.
머릿속에 기억해 놓은 가사에만 은혜받기로 했다.
결국 8년 동안 참새가 황해 걸음 흉내를 낸 꼴이 되고 말았다.
다행히 작년에는 당국의 방역 지침(?)에 충실히 호응하느라 가족 음학회를 개최할 수가 없었다.
올해는 혹시 개최할지도 모를 이 음악회를 대비해 이달 초부터 저녁마다 몰래 U-tube를 열고 놓고 듣기도 하고 따라 부르기도 하며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목소리마저도 한물 가버렸다.
내심 포기를 해놓고 은근히 걱정을 하며 기다리고
있다. 올 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오미크론'이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가족들이 금년에도 당국의 방역 지침(?)을 충실히 따르기로 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마음은 내일 저녁에 있을 모임에 먼저
달려가서 'White christmas'를 부르고 있다.
여러분
Merry White Christmas!
그리고
Thank you, 오미크론아!
너 때문에 창피를 또다시 면하게 되었다.
2021,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