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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
수능시험
by
김 경덕
Nov 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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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
금년도 수능시험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 준비생이 있는 가정이면 가족 모두가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지는 시기다.
수능 대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여 재학 중 당당히 합격한 고3 여학생 이야기가 어제 신문에
기사화되었다.
본인의 노력도 칭찬할 만 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을
미리 알고 이 방향으로 나가도록
지도해 준 이 학생의 담임 선생님을 더 존경하고 싶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교회학교에서 고3 담임을
몇 년간 맡은 적이 있다.
이때가
되면 교회 전체가 난리가 난다.
수험생을 위한 특별,
철야, 산상, 교사, 학부모 기도회 등 등 대형 교회일수록 더욱 요란스럽다.
어느 해인
가 맡고 있는 반에 비교적 말수가 적고 조용한 편인 유**라는 여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만 유일하게 실업계 학교를 다니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실업계 고등학생들도 대부분 수능시험을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별생각 없이 물어보았다.
'너도
수능 보니?'
'네'
대부분 학생들이 수능 전 주에는
이런저런 핑계로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학생은 수능 전 주에도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고 돌아갔다.
다음 주일 날 만났을 때 의례적으로 다시
물어보았다.
'수능 잘 봤니?'
'아뇨, 선생님'
'저 사실 시험 안 봤어요'
주위 모두가 수능에만 온통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 자기도 자존심이 상해서 시험을 본다고
대답했다고 하였다.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소외된 이웃을 돌보라고 수없이 읽고
, 듣고,
말하고
,
때론 가르치기 까지도 하였건만 우리는, 교회는 Mayor 에만 귀를 기울이고
Minor에게는 이렇게 등을 돌리고 있었다.
이 학생은 나중에 좋은 외국계 회사에 취직을 하였고 훗 날 야간 대학에 진학하였다는 소식도 들었다.
언제쯤이면 대형 교회 앞에
'취업 준비생을 위한 어머니 기도회'
아니면
'수능과 취업 준비생을 위한 철야
기도회'라는
현수막이 걸릴 수 있을까?
다시
한번 주변을 돌아본다.
의외로 소외된 자가 바로 내 곁에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2024,11,9
7년 전
이맘때 올린 글을
읽어보고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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