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꿈-
꿈속에서 오랜 사이인 거 같은 친한 어떤 분(얼굴이 안 나와서 누군지 모르겠음...)
과 마주 앉아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 커피 마시러 가자'라는 말처럼 아무렇지 않은 일상 권유형의 말투로
'이제 나랑 연애를 하자'라고 하였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말 단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거절하겠습니다'
'신. 속. 히.'
라고 말하였다.
그 뒤 바로 꿈에서 깨어나 뒷 이야기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깨고 나서 깔깔 웃었다.
'신. 속. 히' 라니...
허 작가는 문어체를 구어체처럼 잘 쓰는 타입이긴 한데 저 말을 무표정하게 하는 모습은 자고 깨어서도 재밌기도 하고
원치 않는 상황에 대해 딱 부러지게 거절하는 모습이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어렸을 때는 내가 거절하면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하면 어쩌지, 저 사람 기분은 어쩌나 등 타인을 더 많이 살폈는데
이제는 나를 우선해서 내 감정을 더 살필 수 있고 나를 지킬 용기가 생겼다.
점점 더 단단한 나를 만들어 가는 것 같아서 나이가 든다는 것이 더 즐겁고 더 기대된다.
덧.
'그 누군가'가 공유 스타일이 었다면 이 글은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됨....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