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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니 JJUNI Feb 09. 2024

EP01) 그래서 왜 장사가 잘되냐구요?

월 500에서 800으로 가는 길,

미리 이야기하지만

절.대 이 글은 장사를 잘 하는 비법과도 같은 글이 아닙니다 (삐빅-)

그저, 우연하게도 시기가 맞아 단체손님들이 몰려 1인 매장이 월 800을 벌게 된 이야기이고 (알바 X, 31일중 2일 휴무= 과로중)

12월 1달간의 하루 13시간씩 일하며 벌어진 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많이 남았냐구요? 글쎄요….제 속사정을 이야기하려면 이 글을 읽는 당신은 2박 3일을 꼴딱 저와 함께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카페는 옆에 단체석이 많은 고기집이 있어요.(돼지갈비, 삼겹살 + 한우를 팝니다!)

11월 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12월 단체 예약은 혼자 하기 시작한지 2달차인 사장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죠!

얼마나 단체냐구요?


12월의 어느날,

손님 한 분이 입장하셨습니다,

쭈사장 : “어서오세요!”

손님 : “예 안녕하세요? 근데 저희가 인원이 좀 많은데….”

쭈사장: “…??? 몇 분 이세요??? 자리 붙여드릴까요?”

손님: “그게…저희가 32명이거든요?“


이런 일이 한 번이냐구요? 으음- 절대요.

(제 기억으로는 32명 12명 4명 8명 이런 식으로 계속 들어오신 날도 있었습니다.)

-저희 매장은 42명까지 수용 가능합니다…나머지 분들은 테이크아웃 하셨어요!-


12월은 거의 매일 이런 단체들을 겪은 것 같아요. 이리뛰고 저리뛰고

주문은 밀리고 마음은 촉박해지고 손은 마음대로 안움직이고 한 겨울인데 땀은 나고…

정말 어느 날은 포스기 매출은 하늘을 찌르는데 다 그만두고 뛰쳐 나가고 싶은 날도 있었어요.

(모든 단체 손님이 저 하나만 보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아직도 아찔하네요)


저는 정말 감사하게도 가족들이 농사를 지으며 주변에 살고 있고,

12월은 또 농사를 쉬는 달이라 엄마와 동생이 오며 가며 많이 도와줬어요. (거의 시간제 알바급)

전혀 커피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데도

내가 잔에 청을 담아두면 섞거나, 이리뛰며 주문받고 저리뛰며 서빙했죠.

정말 감사했던 한 달이었습니다. 덕분에 뛰쳐나가지 않고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거겠죠?


혼자서 하는 월 매출 800이 가늠이 안가신다구요?

서울에서 카페를 하시는 손님이 계세요.(바지사장이십니다. 스스로 인정하셨어요!)

알바생 2명과 매니저 1명을 쓰는데, 12월 월 매출이 1400이 나오셨다고해요.

자, 3명이서(바지사장까지 4명) 1400과 오롯하게 혼자서 800. 가늠이 오시나요?


”그래서 얼마 가져가셨어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ㅎ……

정말 이상한게 뭔지 아세요? 저 1월달도 월 매출 700 팔았는데(왜 장사가 잘 돼?)

23년 12월, 24년 1월 모두 순수익 400정도 챙겨간 것 같아요.

(제 남자친구는, 이정도면 그냥 회사를 다니라고 합니다…맞아…그게 속 편하지…)


“왜?”

<카페가 매출이 많이 나온다 = 원두와 우유를 시키는 빈도수가 많아진다>

이 공식을 간과한 초보 개인 카페 사장의 계산 미스가 있어요.

(원두는 1회 시키면 10만원씩, 우유는 8만원씩 내고 있어요!)

이것 뿐이겠어요?

케이크와 카페 물품 발주 비용이 늘어나고,(바닐라 시럽같은 경우에는 1개에 18,000원입니당…보통 1번 시킬 때 10만원 기본! 한 달 4번 넘게 발주!)

손님이 많으면 부족한 물품들도 많아져서(컵이 깨지거나, 티슈 설탕 빨대 테이크아웃용품 등)

나가는 돈은 -a, -b, -c ….


1월은 아마 아끼고 아껴서 400을 가져간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 생각을 좀 해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부유하냐구요?

아뇨 가난합니다.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마냥 옹졸하게 살아가고 있고,

최근에 읽는 책 <역행자> 에서는 주변에 배풀며 살아가라는데(기버의 삶) 지금 제 통장에 있는 3만원을 보면 그런 소리가 쏙 들어갈겁니다.

(1일이 제 월급입니다. 여차저차해서 9일인 지금 3만7천원이 남아있네요. 내 돈 다 어디갔어..?)


그래도 아직까지는 카페쟁이인걸 감사하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지내고있습니다.

매번 손익분기점을 언제 넘어갈까…하며 하루하루 매출에 예민해져있고,

가족들이 가져가는 커피 한 잔 두 잔이 아까워 도끼눈을 치켜 뜰 때도 있고(이건 좀 고쳐야합니다. 미안해 가족들!)

새로운 달이 시작되면 ‘월세는 벌어야해…’하며 초조한 마음을 가지기도 합니다.


아, 왜 500에서 800이냐구요?

제가 카페를 인수받기 전에는 월 500만원이 최대였습니다.

그래서 인수받기 전에도 계속 고민하면서, 아…내가 이 돈을 벌자고 카페를 인수받는게 맞을까?

그러나 왠걸?

왜 장사가 잘 돼?

왜 손님들이 많아지고 단골손님들이 더 늘어나?

카페를 넘기신 분은 종종 저를 보고 놀라며 대단해합니다. 잘 하고 있다면서요.


하지만 이 글을 쓰는 2월, 월 매출 500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싸늘하게 들어요.

하지만…저는 행복합니다…..(아마도)

사장이니까요!


+ 다음이야기는 전기세에 대해서 한탄해볼까 합니다.

미리 말씀드릴까요? 1월 전기세. 55만원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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