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심은 씨앗

방산육성의 여정

by 김경태

어느 날, 나는 오래된 비행장 옆에서 멈춰 선 낡은 격납고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녹슨 금속 부품과 빛바랜 설계도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었고, 한 남자가 조용히 부품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작은 나사를 손에 들고 있었고, 그것을 빛에 비춰보며 중얼거렸다.


“이 작은 나사가 없었다면, 이 거대한 기계는 하늘을 날지 못할 거야.”


나는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그는 나를 쳐다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방산육성입니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부품 이야기가 아니에요. 방산육성이란, 마치 사막에 나무를 심는 것과 같습니다. 물이 부족하고 바람은 거세며, 무엇보다 사람들은 그 씨앗이 자랄 것이라 믿지 않죠.”


그는 작은 나사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우리는 기술을 키워내야 합니다. 군에 적응하고, 장병들이 활기차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지만 보세요. 이 기술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떻게 사용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마치 미로와 같습니다. 어느 길이 정답인지, 어느 길이 막다른 길인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의 말은 끝없이 펼쳐진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공중으로 흩어졌다.


“그렇다면 그 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물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소요제기입니다. 군이 필요로 하는 무기와 기술이 있어야만 그것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방산육성 사업들은 비 R&D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아무리 혁신적이라도, 군 소요라는 거대한 문턱을 넘을 수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쓸쓸했지만, 어디선가 희망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었다.


“그 문턱을 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합니까?” 내가 물었다.


그는 나지막이 말했다.

“방위사업청이 나서야 합니다. 그들은 소요제기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주저하고 있습니다. 마치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가는 항로를 그리지 못한 항해사처럼요. 우리는 그 항로를 그려야 합니다.”




며칠 후, 나는 그를 다시 만났다. 그는 새로운 설계도를 펼쳐 놓고 있었다. 그 설계도에는 작은 드론, 자동화된 시스템, 그리고 미래적인 기술들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엇입니까?”


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것은 작은 씨앗입니다. 만약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 군 소요 부서가 이 씨앗을 함께 심는다면, 언젠가는 거대한 나무로 자랄 것입니다. 나무는 군의 필요를 채우고, 장병들을 보호하며, 우리의 미래를 지탱할 것입니다.”


그의 눈빛은 사막 위에 떠오르는 별빛처럼 빛나고 있었다.


몇 달 후, 그는 드디어 첫 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작은 기술이었고, 그 기술은 군의 소요 단계에 가까스로 발을 들였다. 그는 군 관계자 앞에서 자신의 기술을 설명했다. 그의 손은 떨렸고, 목소리는 메말랐지만, 그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 기술은 단순한 부품이 아닙니다. 이 기술이 적용된다면, 군은 더 안전해질 것이고, 장병들은 더 편리해질 것입니다.”


군 관계자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회의실의 공기는 무거웠고, 창밖으로는 붉은 노을이 번지고 있었다.


“당신의 기술이 군에 도움이 될까요?” 군 관계자가 물었다.


그는 대답했다.

“사막에 심은 나무가 자라듯, 작은 기술 하나가 군의 미래를 바꿀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 그 작은 기술은 군 소요제기 단계로 넘어갔다. 성공이라기보다는 작은 첫걸음에 불과했다.


그는 다시 격납고를 떠났다. 손에는 작은 나사 하나와 낡은 설계도가 들려 있었다. 그는 사막의 끝없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막은 끝이 없지만, 우리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항해사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그러나 굳은 걸음으로 사막 한가운데로 걸어 나갔다. 그의 발자국은 바람에 지워졌지만, 그가 심은 작은 씨앗은 그곳에 남아 있었다.


어느 날, 첫 비가 내렸다. 사막의 한가운데에서, 작은 새싹이 고개를 내밀었다. 사막의 어둠 속에서, 별빛이 그 씨앗을 비추고 있었다. 그 씨앗은 언젠가 거대한 나무로 자랄 것이었다. 그리고 그 나무는 군의 하늘을, 장병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다.




이 이야기는 방산육성에 대한 총체적인 철학적 물음을 담고 있다. 방산육성의 길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아니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는 길이다. 분명한 것은 작은 씨앗 하나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런 믿음을 가지고, 언젠가 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무로 성장할지 모르는 씨앗을 심고 가꾸는 일이 방산육성의 길을 걷는 항해사의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