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교류를 통한 방산육성
강이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었고, 물결은 잔잔했지만 어디론가 흐르고 있었다. 나는 강둑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보았다. 그 옆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낡은 도면과 오래된 철제 조각을 들고 있었다.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그는 손에 든 작은 철제 조각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다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를요.”
“왜 다리를 만드나요?”
그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강 건너편에 도달해야만 합니다. 이 다리는 그들을 건너편으로 인도할 다리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입니다.”
그의 손에 쥐어진 철제 조각은 작고 낡아 보였지만, 그에게는 그것이 강을 건널 유일한 가능성이었다.
“그런데 왜 다리가 완성되지 못했습니까?” 내가 물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다리를 만드는 기술이 체계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제대로 교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체계기업은 이미 완성된 다리만을 원하고, 중소기업은 그저 작은 철제 조각을 만들어 보여줄 뿐입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만나지 못합니다.”
강바람이 우리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물결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어느 날, 강둑에는 기술교류 행사가 열렸다. 텐트가 세워졌고, 작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을 전시하기 위해 제품과 도면을 가지고 나왔다. 체계기업의 사람들은 그 앞을 지나가며 제품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날 저녁, 남자는 나에게 말했다.
“이 행사는 기술교류가 아닙니다. 이것은 기술 전시회일 뿐입니다. 체계기업은 여전히 완성된 다리만을 원하고, 중소기업은 여전히 철제 조각을 보여줄 뿐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는 강을 가리키며 말했다.
“진짜 기술교류는 철제 조각을 다리로 만드는 일입니다. 체계기업은 중소기업의 기술을 연구개발에 포함시키고, 군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작은 조각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며칠 후, 우리는 군 연구소로 향했다. 연구소의 책임자는 우리의 철제 조각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이 조각은 가치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남자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 조각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책임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합시다. 이 조각을 하나의 부품으로 적용해 보겠습니다. 성공한다면, 더 큰 다리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날, 우리는 강에 첫 번째 작은 나무다리를 놓기 시작했다. 그것은 견고하지 않았고 조금씩 흔들렸지만, 사람들이 건너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몇 년 후, 나는 다시 그를 만났다. 그는 강 위에 놓인 커다란 철제 다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의 조각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 철제 다리는 처음에 작은 조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건널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하나의 조각이 또 다른 조각을 불러왔고, 마침내 다리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기술교류는 다리를 짓는 일입니다. 조각과 조각이 만나고, 그것이 연결되어 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체계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군 모두가 함께해야 비로소 강을 건널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다리를 걸었다. 물결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고, 다리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건너편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그 다리는 기술의 다리였다. 그리고 그 다리의 시작은 작은 철제 조각 하나였다.
이 이야기는 방산육성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기술교류에 대한 이야기다. 군 소요(ROC) 중심으로 획득이 이루어지는 방산에서의 기술교류는 쉽지 않다. 군의 요구사항이 없으면 체계기업은 물건을 만들지 않으며, 만든다고 하여도 완제품을 구입하여 조립하는 형태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특정부품이 유입되는 데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방산육성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체계기업 자체의 연구개발 확대와 그 과정에서의 중소기업 기술교류가 원활히 이루어져야 하고, 군에서 역시 적극적으로 필요 기술을 민간시장에서 발굴하는 활동이 필요하다.(체계기업이 사기업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체계기업 중심의 방산획득이 이루어지는 구조에서는 체계기업 역시 국익 도모에 책무가 어느 정도 있다. 그러기 위해 방산육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