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과 항로

맞춤형 목표사업 선정

by 김경태

나는 오래된 항구에 도착했다. 낡은 창고 안에는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 오래된 항해 도구들이 가득했다. 한 남자가 해도(海圖)를 펼쳐 놓고 무언가를 열심히 계산하고 있었다. 그의 손끝에는 낡은 나침반이 있었다.


“당신은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그는 나침반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나는 항로를 찾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방산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길을 말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바다의 파도 소리처럼 잔잔하면서도 묵직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항로 없이 망망대해에 나섭니다. 그들은 바람에 밀려다니고, 때로는 폭풍에 휩쓸려 나침반을 잃어버리기도 하지요.”


나는 테이블 위에 펼쳐진 해도를 바라보았다. 그 위에는 무수히 많은 화살표와 작은 섬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는 해도의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여기 보세요. 이곳은 무기체계로 가는 항로입니다. 군이 필요로 하는 특정 장비와 기술이 있는 곳이죠. 하지만 이 항로는 험난합니다. 오직 군의 요구사항에 맞춰야만 이곳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다른 지점을 가리켰다.

“여기는 전력지원체계입니다. 이곳은 비교적 잔잔한 바다입니다. 민수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조금 수월하죠. 하지만 이곳에 닿기 위해서는 군의 조달 시스템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기업들은 먼저 자신이 어떤 항로를 가야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무기체계로 갈 것인가, 전력지원체계로 갈 것인가.”


창고 한구석에는 작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는 상자를 열고 작은 나침반과 몇 개의 부품을 보여주었다.


“이것들은 단일품입니다. 혼자서 작동할 수 있는 것들이죠. 이 부품들은 신속시범사업이나 국방실험사업을 통해 항해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다른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복잡한 톱니바퀴와 작은 스프링들이 있었다.


“이것들은 부속품입니다. 특정 체계에 연결되어야만 작동합니다. 국산화 사업을 통해 군에 납품되거나, 체계기업에 도급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나는 그의 말을 곰곰이 곱씹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떤 항로를 선택해야 합니까?”


그는 나침반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기술은 그 자체로는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나침반이 필요한 이유는 기술이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떤 항로를 따라야 할지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우리는 작은 항해단과 함께 바다로 나갔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작은 배에 실었고, 체계기업과 군 관계자들은 항해를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배들이 길을 잃었다. 그들은 해도를 이해하지 못했고,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지 않았다.


“보세요,” 그가 말했다. “기술이 상용품이라면 전력지원체계로 향해야 하고, 신기술이 포함된 단일품이라면 신속시범사업이나 미래도전기술사업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기술은 항해입니다. 방향을 잃으면 배는 떠내려가고, 결국 파도에 잠겨버리죠.”


몇 달 후, 작은 항구의 등대가 빛나기 시작했다. 기업 중 한 곳이 항로를 따라 항해에 성공했고, 그들의 기술은 군의 장비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 남자는 등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기술은 혼자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군과 체계기업, 그리고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하나로 연결될 때 진정한 항로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는 나에게 낡은 나침반을 건네주었다.

“이 나침반을 가지고 떠나세요. 기술은 반드시 방향을 따라가야 합니다. 무턱대고 출항하는 것은 모래톱에 배를 좌초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몇 년 후, 나는 다시 그 항구를 찾았다. 등대는 여전히 불을 밝히고 있었고, 작은 배들이 하나둘 항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당신의 항로는 성공했습니까?”


그는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이제 많은 기업들이 항로를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침반을 들고, 해도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기술은 군의 장비 한구석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바다를 바라보았다. 파도는 잔잔했고, 등대의 빛은 어둠 속에서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기술은 나침반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 바다는 끝이 없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항로를 따라간다면, 우리는 반드시 목적지에 도달할 것입니다.”


바다 저편으로 배들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항로는 빛으로 그려졌고, 기술은 그 항로를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방산진입을 위해 기술을 어떤 방향으로 사업화할 것인가를 구상하고, 로드맵을 만드는 일이 중요함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이 가진 기술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 수준은 어떤지, 경영자의 목표가 어떻게 되는지 등등 모두 고려하여 그에 맞는 국방사업을 찾아야 한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에 가장 효율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하여, 쓸데없는 시간과 노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