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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인 일상과 흡수하는 여행의 비율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비율은 어느 지점인가요?

by 큐리어스


그림을 조금 그려서 돌아가야겠지? 하는 생각 외에 큰 의무감들이 사라지는 여행은 별 수 없이 설렘을 준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며 무언가를 사거나 보고, 느끼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기 때문에... 결국 내가 흡수하는 것이 내가 해야하는 일보다 훨씬 많아지는 일상과 역전된 상황이 여행의 또다른 정의인 것만 같다.


6.png Helsinki, Finland (2025)


그렇지만 누구나처럼 나도 평소에 쌓아온 생산적인 시간이 있기에 떠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앞으로 새로운 걸 즐기고 누리는 여행으로만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 하고 물으면 난 그럴 수도 없을 것이고 그렇지도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매우 트렌디하지 못한 생각일 수 있지만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결국 생산적인 나와 소비하는 나를 대략 절반 정도의 비율로 놓는 것이 나의 그릇에서는 무언가를 계속할 수 있는 안정감과 도전정신을 알맞은 비율로 유지시켜주는 것 같다. 물론 이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고 앞으로도 어렵겠지만 :)








Tampere, Finland (2025)



그리고 살아가는 건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은 듣기에 밍숭맹숭해질 만큼 흔한 말이 되었지만 지내다 보면 '정말 그렇구나. 작아 보여도 그게 꽤 큰 선택이었구나' 하는 순간들이 가끔 있는데 이번 여행이 그랬다.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의 헬싱키와 동네 어귀 같은, 새들이 가득한 탐페레에서 돌아와서 간만에 꽤 여러가지 선택을 했다는 마음이 들었다.


일상과 여행 사이사이, 바쁘고 정신없다며 냉소적으로 지나치지 않고 그런 선택하는 순간들을 가만히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으로 앞으로도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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