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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시련 (The crucible)

by Kyuwan Kim

주말에 아는 연출님의 초대로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대학원생들이 공연하는 아서 밀러의 '시련(The crucible)'을 관람했다. 1950년대 미국사회를 휩쓸었고, 작가 스스로도 엄청난 시련을 겪은 바 있는 매카시즘을 17세기초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의 마녀재판에 빗대어 고발한 작품이다. 숲속에서 몇몇 소녀들이 벌인 사소한 장난에서 시작한 마녀놀이가 확산되어 어떻게 특정한 개인, 나아가 전 공동체를 파괴하기까지 이르르는가가 그려지는데, 각개인들은 자신의 이기심과 이해관계를 감추기 위해 서로를 마녀로 손가락질하며, 매듭처럼 서로 얽히어 있다. 그 맹목성과 집단광기, 편협한 재판정의 모습은 현재의 감각으로도 다시 섬뜩하게 느껴졌다. 모처럼 배우를 지망하는 젊은 청년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받고 나오며, 과연 이 사회는 이런 마녀사냥과 광기의 문화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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