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 흩어진 사람들. 안과 밖 그 어디에도 속해있지 못한 존재, 안과 밖을 가르는 경계선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존재" 재일 조선인 2세로, 1970년대 한국으로 유학간 두 형이 간첩단 사건으로 겪는 고초를 가까이서 지켜본 서경식작가의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연극이다. 재일교포인 주인공의 안내로 한국의 근현대사, 재일조선인, 벨기에 한인입양, 스페인의 바스크 지역, 유태인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소환된 디아스포라의 풍경이 90분 동안 펼쳐지며, 관객들에게 경계인의 눈에 비친 오늘날 세계 곳곳의 모습을 생각해보게 한다. 이 주제가 인류보편의 문제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였을까? 인형을 동원한 무대와 카메라, 조명, 음악의 섬세한 사용이 돋보였다. 뭉클하는 결정적인 장면은 없지만 묵직한 주제를 던지는 지적인 연극이다. 3/11일까지 천장산 우화극장
"디아스포라에게 조국은 향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조국은 국경에 둘러싸인 영역이 아니다. 혈통과 문화의 연속성이라는 관념으로 굳어버린 공동체가 아니다. 그것은 식민지배와 인종차별이 강요하는 모든 부조리가 일어나서는 안되는 곳을 의미한다. 우리 디아스포라들은 근대 국민국가를 넘어선 저편에서 '진정한 조국'을 찾고 있는 것이다" - 서경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