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yuwan Kim Sep 21. 2022
1948년, '그 일'이 일어난지 3년 후 히로시마의 평범한 시민에게 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연극은 살아남은 아가씨 미쓰에와 그녀의 아버지를 통해 당대를 소환하여 무대위에 생생하게 재현한다. 언뜻보면 투닥거리며 살아가는 보통의 부녀지간 같아보이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아버지는 미쓰에가 그리움으로 소환한 혼령임이 드러난다. 그는 살아남은 딸이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무탈하게 세상으로 복귀하기를 바라지만, 단 한 번의 '번쩍'으로 아버지와 단짝친구, 동네의 이웃을 포함해 모든 것을 잃은 그녀는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데... 몇 년전에 희곡으로 읽을 때보다 '그 사건'의 엄청난 비극성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고, 조명과 음향으로 표현된, 인류가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그 순간'의 참상에 객석은 한동안 숙연해졌다. 어떤 당위성이나 역사적 맥락을 논하기에 앞서 지구상에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할 '그 사건'의 목격자가 돼 보시길... 9/24일까지 서경대 공연예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