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가르시아 로르카의 원작의 1936년작 연극이 극단 뚱딴지에 의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오래전 박정자, 손숙선생님의 연기로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이 작품을 본적이 있었기에 관극을 망설이다 (더 이상의 베르나르다 알바는 없으리라는 생각으로) 결국 극장으로... 근데, 로비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마치 마법처럼 박정자샘이 극장으로 들어오시는 것이 아닌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예전 작품관람 얘기며, 준비중이신 신작 얘기에 사진찍고 악수하는 영광까지. ^^ ... 뚱딴지의 이번 연극은 원작을 많이 줄이고 현대적인 시각을 집어넣은 새로운 베르나르다 알바였다. 원작에서 억눌린 본능과 욕망으로 숨도 쉬지 못할 만큼 갑갑한 집의 분위기는 누그러졌고, 다섯 자매들의 가끔은 사랑스럽기까지 한 개성과 반항의 모습이 더 눈에 띠었다. 마지막 장면에 베르나르다 알바 집안의 초상을 두 명의 현대여성이 마주하게 만든 것도 원작이 보여주는 여성에 대한 낡은(?)가치관을 다시 들여다보려는 연출의 노력이었을 것이다. 대저택의 억눌린 욕망과 자매들 간의 암투를 드러내기 위해 작은 무대를 투명한 천 여러 겹으로 연출한 무대와 장면마다 무채색으로 공들여 통일한 의상과 소품도 인상적이었다. 무더운 날씨에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한 가문의 이야기를 찾아 극장으로 피서를 떠나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