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주방이 아닌 기획실에 있었을까?
나는 주방장이 아니다. 요리를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 수많은 ‘요리’가 탄생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프랜차이즈 본사라는 이름 아래, 나는 지난 8년 동안 수많은 매장을 기획하고, 시스템을 만들고, 수치를 분석하며, 점주와 직원, 협력사 사이를 오갔다. 식재료 단가에서 원가율을 계산하고, 매장 회전율과 점심 피크 시간을 데이터로 관리했다. 어떤 날은 상권 분석서를 작성했고, 또 어떤 날은 메뉴판에 들어갈 사진 한 장에 몇 시간씩 회의를 하기도 했다.
내 일의 본질은 하나였다.
‘예측 가능한 매장을 설계하는 것.’
우리는 종종 ‘맛집’을 기준으로 성공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다르다.
‘맛있는 한 매장’보다 ‘맛이 똑같은 열 개의 매장’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이 일은 감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요리해야 한다.
이 책은 내가 지난 8년간 현장에서 겪은 고민과 시행착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얻은 기획의 언어를 정리한 결과물이다. 성공의 비밀을 이야기하기보단,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현장의 기록에 가깝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예비 창업자든, 실무자든, 혹은 아무 연고 없이 단지 ‘기획’이라는 말에 끌려 이 책을 펼쳤더라도, 한 가지 메시지만은 전하고 싶다.
기획이란, 주방의 요리를 시스템으로 바꾸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