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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yD Nov 22. 2020

이번 인스타그램 업데이트가 불편한 이유


최근 인스타그램 앱이 대폭 개선되었다.(업데이트를 직역하여 개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모든 사용자에게 '개선'경험을 선사할 지는 의문이다.)


일반 사용자는 서비스의 세세한 개선사항들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나, 이번 업데이트의 경우 거의 모든 사용자들이 알 수 있을만큼 꽤 큰 변화가 있었다. 특히 탭바나 버튼들의 큰 변화는 user flow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1. shop tab의 신설

기존 알림탭이 메시지 옆 버튼으로 자리잡고, shop tab이 신설됐다.


탭바의 변화는 아이콘 교체 차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하단 탭바는 어디에서든 접근 가능하기에 앱 내에서 지도 겸 나침반 역할을 한다. 또한 탭바의 위치(중앙, 혹은 왼쪽)들은 서비스의 위계를 나타내기도 하며, information architecture 를 설계할 때 가장 우두머리의 역할을 한다.(보통 탭바가 있는 경우, 탭바의 아이콘을 기준으로 IA의 줄기가 뻗어 나간다.)


이러한 맥락에서 'shop tab' 의 신설은 주목할 만 하다. 이는 단순한 아이콘 배치가 아니라, 대다수의 사용자에게 shop 경험을 주요하게 제공하고, 행위를 유도하겠다는 선전포고이기도 하다. (이를 일각에서는 amazon사의 대응책으로 보기도 한다)

이쯤 되니 인스타그램의 정체가 모호해진다. 이 변화는 사진을 찍어 일상을 공유하던 플랫폼에서 상업성을 갖춘 market으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일종의 선언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인스타그램 shop의 활성화와 쇼핑 경험의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어떻게 자리매김 할 지는 지켜봐야할 문제이다.



2. '생성'키워드

프로필 우측 상단의 +버튼


프로필 상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기존 가운데 정렬로 되어있던 아이디가 좌측으로 이동하면서 글씨가 더 커지고 우측에 +버튼이 추가되었다. 기존 별도로 존재했던 컨텐츠와 게시글 업로드, 그리고 자동 생성되었던 IGTV를 '생성'이라는 키워드로 한 데 묶어 제공하며, '가이드'도 제공한다.

또한 하단 탭바의 (+)버튼 역시 별도의 플로팅 버튼을 통해 게시글 뿐 아니라 스토리와 라이브를 바로 생성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이는 홈화면에서 우로 스크롤 할 때와 같은 flow다.




3. 인터랙션 변화

좌측부터 기존의 인터랙션/ 개선된 인터랙션 첫번째 그리드/ 세번째 그리드


그 외 사소한 인터랙션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게시글에서 목록으로 빠져나올 때, 주황색 예시처럼 좌에서 우로 slide-out 되는 방식이었는데, 이제는 3*3그리드 목록의 사진 크기로 줄어드는 인터랙션으로 변화된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finger direction이 대부분 좌에서 우로 향한다는 점인데,  따라서 두번째(파란색) 경우처럼 사진이 그리드 중 가장 왼쪽에 위치한 경우, 내 행동과 인터랙션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delay(지연시간)도 문제다. 아이폰을 쓰고 있는 유저라면 이미 눈치 챘을 지도 모르지만, 사실 우리는 이러한 인터랙션에 이미 익숙하다. 사용하고 있는 앱에서 홈화면으로 갈 때, 아이콘 위치를 향해 뷰가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면, 인스타그램은 어색하다. 나는 그 이유 중 하나를 'delay속도의 문제'로 정의하고 싶은데, 인스타그램은 활동 반경에 비해 게시글이 지나치게 빨리 사라진다. 따라서 애플만큼 자연스러운 경험을 선사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업데이트된 항목들의 일부를 함께 살펴보았다. 우리가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선호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의 흐름을 변화시키고자 한 인스타그램의 의도 때문이다. 콘텐츠 공유와 일상 공유를 위해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던 사용자들조차 shop탭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것이고, 언젠가 는 구매하게될 지도 모른다. 인스타그램은 철저한 옵트인 서비스(사용자의 동의가 필수적인 것)이지만, 글쎄다. 이러한 개선 방향은 사용자로 하여금 자유로운 선택을 하지 못하게 한다. 그들은 늘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처럼 보이고자 노력하지만, 대다수의 사용자들도 그렇게 느낄 지.. 나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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