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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yD Jul 10. 2021

토탈임팩트의 현대카드 디자인 이야기

현대카드의 강력한 브랜드 디자인


서론


현대카드는 단순히 한 카드사의 잘된 브랜딩, 이라고 소개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아무도 하지 않은 시도 --이를테면 자체적으로 영문 및 한글 서체까지 제작하여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는 점이나, 여러 테마의 오프라인 라이브러리 구축을 통해 실재하는 공간에서 브랜드 경험을 하도록 했다는 점, 그냥 부수적인 것을 모두 제외하더라도 쓰고 싶게 "생긴" 카드를 디자인했다는 점 등-- 를 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몇 달 전, 클럽하우스가 한창 유행이던 때에 현대카드의 정태영 부회장님이 있는 방에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손을 들면 질문 기회를 주기도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각당했다.) 듣고 나서는 굉장히 단단하고 보이는 것보다 더 잘 시스템이 구축된 회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현대카드가 "무엇을"이루었는지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으나, "어떻게"이루었는지는 항상 미지의 영역이었다. 따라서 이 책이 꽤나 명쾌한 해답이 되어주었다.




브랜드의 복잡성

브랜딩은 디자인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성공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아이디어, 가치, 원칙 등, 그 브랜드만의 철학과 문화 위에서 수많은 과정을 거쳐서 다듬어진다.

디자인사에서 고철하는 사실 중 하나인데, 바로 디자인은 관찰하고 가시화하는 것을 넘어서 아주 효율적인, 대량생산을 위해 쓰여 왔고 경영자원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가 소비자에 닿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에는 디자인 띵킹 외에도 수많은 가치와 원칙, 맥락들이 오간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문장이었다.



순간을 디자인

현대카드 = "지갑에서 가장 먼저 인식될 수 있는 카드"

"카드가 팬톤 칩과 같을 순 없을까"라는 제안에 컬러 카드를 제안하고, 나아가 테두리에도 컬러를 입혀 카드를 뺄 때 가장 잘 인식되도록 했다. 사용자 경험에 대한 이해가 돋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프리미엄 카드에 사용된 소재에서도 드러난다. 인류 최초의 동전이 구리였다는 점을 착안하여 해당하는 소재로 카드 플레이트를 제작했다. 실제로 지인이 쓰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독특하다",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크기와 두께, 꼭 들어가야 하는 요소 등 제약이 아주 많은 신용카드에서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는 것은 가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체할 수 없는 실재감

무형의 서비스를 유형의 서비스로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언급된 문장이다.

서비스 디자인의 개론을 다룰 때에도 항상 강조되는 개념이다.

사람이 오감으로 접하는 경험은 어떠한 디지털 매체로도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마 특별히 이 분야에 연고가 없는 사람이라도, "실재가 주는 차별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할 것이다.

현재 현대카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쿠킹, 트래블, 디자인, 뮤직 라이브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삼청동에 위치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사랑으로 관찰하기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김광국의 화첩 석농 화원에 부친 발문에서 유한준이 따온 것

책에서 인용한 것을 다시 그대로 인용했다. 특히나 "사랑하면 알게 되고"라는 부분이 인상적인데, 무의식에 흐르는 사물도 애정을 가지고 관찰하면 다르게 보이기 때문.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알게 되고(이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차원의 가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이는 곧 창의성으로 이어진다.



사내 문화

현대 카드의 경우 손이 빠른 사람이 좋은 컴퓨터를, 임원이 쓰고 남은 낡은 것을 쓴다. 또한 사원부터 대표까지 같은 가구를 쓴다. 책상은 vitra, 의자는 hermanmiller, 그리고 누구도 종이컵을 쓰지 않는다,.

배민 다움이라는 책에서 내부 브랜딩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있다. 그리고 현대카드 역시, 그간의 성과가 납득되는 강력한 내부 브랜딩, 혹은 사내 문화를 지니고 있었다. 사실 기업에서는 복지나 배려 따위의 선한 이유 보다, 그냥 "직원의 창의성이 가장 극대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을 뿐"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회사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모두가 종이컵을 쓰지 않는 것은 이 책을 펼치지 않았으면 아무도 몰랐을 실천이지만, 그들은 이미 꾸준히 그렇게 하고 있었다. 건강한 사내 문화와 그를 이끄는 사람들, 새로움과 자극을 주는 디자인.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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