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ayD Jul 22. 2021

디자인의 디자인

창의성에 관한 담론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법한 주제, 창의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창의성은 인간이 타 고등 동물과 구분되는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단순히 사고 및 판단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것이 창조되었고 창조되는 것은 즉시 공유될 수 있기에, 검색창에 몇 단어 입력하는 수고를 거치기만 하면 곧 내가 생각해낸 번뜩이는 창작물이 유일무이한 것이 아님을 알아채고 만다.

그러면 우리는 창의성이 모두 죽고 남은 진부한 사회에 살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하라 켄야는 내일의 디자인에서 “창조는 제로에서 새 것을 만들어내는 것과 기존의 것을 미지화 시키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창조를 둘로 유형화한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후자에 집중한다.


다시 생각, 다시 보기

“기존의 것을 미지화 하다” 이 문장을 사물에 대입하면,“내가 알고 있는 사물을 전혀 다르게 보다, 그래서 사물을 모르던 상태 혹은 기분으로 되돌아가가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진부하게 굳어져버린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 여기에서 창조는 시작된다.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우리가 사물을  때에는 상당히 강한 고정관념 때문에 때로는 의지와 상관없이 행위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

아무튼.

기능과 기능을 결합하여 재탄생시키거나, 사물에서 전혀 주목받지 못하는 부분을 새롭게 강조하는 것, (이를테면 성냥이라는 사물이 지원하는 행태가 태초에 불씨를 발견한 사람과 매우 닮아있다는 점, 멘데카오루 처럼.) 이 것을 필요 자세로 주목한다.


하라 켄야는 이를 위해 리디자인 21세기 전시를 소개한다.

2014년에 소개된  전시는 8명의 디자이너가  하나의 제품을 소개할 뿐이지만, 어떠한 대형 전시보다도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https://www.ndc.co.jp/hara/en/works/2014/08/redesign.html




좋아 보이는 것에는 합리적이고 적당한 것이 포함되는데, 사람들은  때때로 좋아 보이는 것의 반대를 선호하곤 한다. 단순하고 저렴한 것보다 화려한 장식의 비싼 것을 선호하는 것이 그 예시이다. 비싼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굳건한 신뢰 때문에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효용과 어떤 의미를 가졌는 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하라 켄야는 여기에 “욕망의 에듀케이션”이라는 표현을 했다.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 최선과 아름다움에 대한 충분한 학습이 없는 곳에서는 그저 화려한 것이 추앙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선택의 기준은 타인, 시선, 문화에 있다.  우리는 내면에서 우러나는 좋음에 응답할 필요가 있다. 즉, "다시 보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온통 백색으로 이루어진 리디자인 프로젝트의 작품들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나는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의 관점에서 어떤 의식을 가져야 할지 가늠할 수 있었다.

덜어내는 것은 때때로 더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 및 수고, 고민을 동반한다. 그러나 일단 그렇게 하면, 최선과 본질이 더 잘 보인다. 자꾸만 본질을 보면서 사고하고, 다시 보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조합하면 그리 비상한 천재가 아니더라도 세상을 감동시킬 창작물을 만들 수 있겠다는 하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토탈임팩트의 현대카드 디자인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