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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그린 Sep 15. 2015

나는, 어떡하라고...

사랑을 말하다


쿨, 해주고 싶었다.


더 이상

널 사랑하지  않아, 라고

건조하게 말하는 네게

입꼬리 한쪽만 올리며

그럼 가버려, 하고 싶었다.


어항 속에서

뛰쳐나와 팔딱 거리는

금붕어처럼

눈과 입을 꿈벅거리는 거 말고.


나도 사실

네가 필요 없다, 며

당당하고 싶었다.


조금 일찍 보여주지.


어제만 해도

날 보며 웃던 네 눈가의 주름이

따스했는데.


잘 자,라고

귓가에 들려주던 선율이

보드라웠는데.


낙엽이 지기 전에 바람이 먼저 불고

해가 지기 전에 하늘도 붉어지는데...


남겨진 나는,

예고편만 보다가 끝나버린 영화처럼.

봄바람에 흔들리다가 된서리 맞은 꽃잎처럼.


그렇게 너를 보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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