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하다
쿨, 해주고 싶었다.
더 이상
널 사랑하지 않아, 라고
건조하게 말하는 네게
입꼬리 한쪽만 올리며
그럼 가버려, 하고 싶었다.
어항 속에서
뛰쳐나와 팔딱 거리는
금붕어처럼
눈과 입을 꿈벅거리는 거 말고.
나도 사실
네가 필요 없다, 며
당당하고 싶었다.
조금 일찍 보여주지.
어제만 해도
날 보며 웃던 네 눈가의 주름이
따스했는데.
잘 자,라고
귓가에 들려주던 선율이
보드라웠는데.
낙엽이 지기 전에 바람이 먼저 불고
해가 지기 전에 하늘도 붉어지는데...
남겨진 나는,
예고편만 보다가 끝나버린 영화처럼.
봄바람에 흔들리다가 된서리 맞은 꽃잎처럼.
그렇게 너를 보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