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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그린 Jan 01. 2018

[1 day-1] 가지 않은 길

[상상력 Up]


-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을 겪다가 한 가지를 선택하는 상황에 대해 써 보자.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의 시구처럼 두 갈래(혹은 그 이상의)의 길 중에서 한 길을 택하여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진 상황에 대해 써 보도록 하자.


ㅁ 첫 번째) 4. 아주 가까운 동료에게서 공금 횡령을 제안받은 경우 : 



- 뭐? 공금 횡령? 야…

- 어때? 인?


소라가 어깨를 숙이며 속삭인다.


- 이게 제대로 하기만 하면 정말 큰돈 만지는 거라고. 들킬 염려도 없다니까?


…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 하지만 무서운 것도 사실이다. 머릿속에선 핑핑 많은 생각들이 돈다. 어쩌지.

집에 쌓여있는 카드 명세서 들, 돈 보내 달라 재촉하는 사람들.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땐? 그나마 붙어있던 회사도 잘리고. 아휴.

미연은 작게 한숨을 쉰다. 눈을 찔끔 감는다.


- 계획은 있고?

- 그럼. 넌 그냥 내가 하자는 대로만 하면 된다니까?

- … 소라야, 아무래도 난.. 무서워,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

- 잘못될 일이 없네요. 내가 다 알아봤어. 그냥 내일모레 전산 작업할 때 모른 척 하기만 해. 그러면 너한테도 크게 떼어 줄게.

- … 아냐, 아무래도 난. 아무래도 난 안 되겠어.

- 야! 이 배신자. 나한테 어떻게 그래? 나 혼자 하라고?

- 배신자라니, 무슨 배신자.  내가 뭐 어떻게 한댔냐? 눈 감아는 줄게. 나는 모르는 일로 하면 되잖아. 그냥 난 모르는 일이라고…

- 그게 배신이지 뭐야.


소라는 눈을 샐쭉하게 뜨고 입을 삐죽인다.


- 그거나 그거나.

- 그게 어째서 그거나 그거나 냐. 그냥 너 자신 있음 해… 난 무서워서 아무래도 안 되겠어. 나중에 혹시 걸리더라도 절대, 나는…

- 야! 이 계집애가. 절대 안 걸린다니까! 말이 씨가 된다고, 시작도 안 했는데 초장부터 초치냐?

- … 아니 내 말은… 아 암튼, 몰라. 난 안 해. 난 아웃! 됐지?


뭐라고 한마디 할 것처럼 부르르, 하던 소라는 휙 뒤돌아 나가버린다. 웅얼거린 듯도 한데. 보나 마나, 나쁜 계집애 어쩌고 했겠지 뭐.


턱.

둔탁한 문 닫히는 소리 뒤로 정적이 흐른다.

수분이나 지났을까, 공기가 앞뒤로 멎어있는 듯해 답답하다. 가슴이 뻐근하다.


잘, 한 거겠지? 그래, 잘 한 거야. 괜히 잘못되기라도 해봐. 안 돼 안 돼.


그런데…

아쉬운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왜 헤어져야 하는 거냐고 제대로 물어보지도 못하고 연인을 보내버린 사람처럼 휭, 가슴에 바람이 부는 건 대체 왜 일까.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굳게, 무겁게 닫힌 문은 다시 열릴 생각도 않는데. 뭐가 아쉬워 이렇게 난 서 있나.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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