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건 없다고 봐

안하무인 스타일의 말투와 행동에 상처 입은 나

by 아소


애셋을 키우고 결혼생활 12년 차이다 보니

이른 아침, 늦은 밤 연락은 일단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그런 경우는 엄마인 적이 가장 많은 듯싶다



앞뒤 말없이 뜬금없이 보낸 캡처 화면 사진에는 운동용품, 인터넷 쇼핑몰의 옷들, 화장품, 그리고 직구해야 하는 물건들이 있었는데(문제는 사진만 있어서 찾기가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내가 이게 무어냐고 답장을 하면 그제야 오는 말은

“시켜라 “ ”찾아서 주문해 놔라”였다



처음에는 아무 말 없이 주문하고 구입했는데 그 빈도가 쌓이다 보니, 나는 조금 짜증이 나 있었다


‘시켜라 해놔라… 늘 말투가 왜 그럴까?‘

‘잘 쓴다는 말도 없고…‘

‘이거 가격이 얼마인지 알고 사라는 건가?‘

‘어렵게 찾아서 주문하는데 고마워해야 하지 않나?’

’왜 아무렇지도 않게 시키는 거지? 부탁해야 하는 거 아냐?‘


부정적인 생각들은 계속해서 중첩되고 있었고

우리 집으로 시킨 택배는 언제나 그렇듯 아무 말 없이 들고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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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는

본인 여행 다녀오면서 쓴 주유비, 우리 아이들에게 사 줬던 간식비 혹은 식사비 등을 청구하기 시작했는데

그 역시도 늘 같은 방법인

영수증을 사진 찍어 보내는 방법이다


왜 나는 기분이 나쁠까?

나쁜 딸인가? 엄마에게 주는 게 아까운가?

내가 여유가 없는 상황인가?


여러 가지를 나 자신에게 묻고 반문해 보기를 수 차례였지만 홀로 내린 결론은

‘엄마의 말투와 태도’ 때문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듯 요구하는 언어와 조금도 감사하지 않는 행동에 나는 상처를 입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쌓여있던

이런 감정을 엄마에게 이야기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엄마가 그럴 수도 있지’

‘그런 게 서운하면 엄마는 기분 나빠서 안 되겠다’

‘나쁜 xxx 버릇없이 엄마한테 그렇게 말하고 다시는 안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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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지 않고 화내고 소리치고

늘 폭언과 날카로운 말로 돌아오는데

착한 딸 프레임에 갇혀 나는 마음이 썩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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