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아
나는 아이 셋을 키우는 마흔 살이다. 막내는 남자아이인데 첫째 둘째가 딸이라 행복하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남편과 사이도 좋은 편이어서 우리는 꽤나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낀다.
엄마의 역할이 1순위이지만, 내가 일하는 것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가족들이 있어 프리랜서로 일도 한다. 프리랜서의 장점은 엄마로서의 시간관리라고 단언컨대 말할 수 있다. 근무 시간은 보통 아이들이 등교, 등원한 후로 정하고, 섭외가 들어오는 일도 저녁, 늦은 밤, 주말이면 칼같이 고사한다. (아 물론 페이가 많은 경우는 제외해야겠지? 클라이언트 님 감사합니다)
많은 돈을 벌 수는 없지만 자아실현에도 큰 역할을 하는 행복한 나의 일.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이런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싶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일을 하면서 아이들의 학원 픽업라이드를 종종 친정엄마에게 부탁하면서다. 엄마는 외손주들을 맡아주는 일은 늘 본인에게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시는데, 막상 도움이 필요한 날짜에는 점심모임, 계모임, 그리고 어떤 스케줄이 있으셔서 잘 활용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나는 왕복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내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버리고 바람처럼 달려와 아이들을 라이드 한 적도 많다. 하지만 난 슈퍼맘이야..와 같은 뿌듯함이 있어 체력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엄마는 한 달에 서너 번 정도의 라이드를 가지고 나에게 용돈을 받는다. 그 금액은 처음에 본인이 정하셨고, 인상 요구도 하셔서 액수는 차차 늘어났다. 나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수입이 많을 때도 있고, 한 달 내내 일이 전혀 없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엄마에게 드리는 돈은 한 번도 건너뛴 적이 없다.
왜냐하면, 엄마가 잘 챙겨서…
“적금날짜가 지났다”
“애들 태워주는데 차에 기름이 없다”
”애들이 먹고 싶다고 하네. 우리 집으로 짜장면 배달 좀 시켜라“
“운동화가 다 됐네. 필요한데 하나 사서 보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