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만 5년 동안 일한 6년 차 직장인이다.
올해는 나의 짧은 커리어에서 가장 큰 폭풍이 있었던 해였다.
4년 반 정도 몸 담았던 회사에서 정말 갑자기
기업회생을 신청한다고 발표했다.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있던 나는 빠르게 서류를 작성하고
다른 기업으로의 이직을 준비하고, 2개의 회사와의 연봉 협상을 거쳐 새로운 회사로 옮기게 되었다.
회사는 상황이 좋지 않다 해도 생각보다 멀쩡하게 돌아갔고,
면접을 보고 연봉협상을 해보는 경험들이 오히려 더 나를 생기 있게 만들었다.
나를 어필하고 팔아 내는 과정들이 생각보다 재밌었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것들도 많았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올해,
예상보다 즐겁게 적응하게 된 새로운 회사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선택한 권고사직을 진행했다.
내가 이직한 지 2개월쯤 되었을 때였다.
기업회생을 신청한 전 직장에서도 없었던 일이었다.
기업문화가 꽤 다른 두 직장 모두 올해는 쉽지 않은가 보다.
올해는 많은 스타트업과 웬만한 대기업들도 권고사직을 한다 하니,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풍경이 되려나.
미국에서나 있을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꽤 체감할 수준으로 가까이에서 일어나니
사실 당시엔 큰 생각이 들진 않았는데, 이제와 돌이켜보면 신기하기도 불안하기도 했던 것 같다.
첫 직장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렀던 만큼
이직이라는 게 꽤 크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이직한 지 6개월 차.
시간이 정말 빠르게도 흘렀다.
이직하고 3달간은 매일이 새롭고 신기했던 것 같다.
새로운 것들을 공부하는 데에 빠져 어느새 시간이 흘렀고,
이제 하루는 완전히 적응이 된 듯,
또 하루는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구나 싶은 나날이 반복되는 요즘.
이제 다른 회사를 다녀봐도 별 게 없나.
직장을 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동태눈깔이 된다던데,
어느새 새로운 회사에서도 동태눈이 되어가고 있나 싶은 요즘.
직장인이란 뭘까?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어야 한다,
대기업에 들어가서 안정된 직장을 가져라,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배워라,
직장은 수단일 뿐 결국 직장이 아닌 본인에게 득이 되는 일에 집중해라,
말도 많고 길도 많은 갈래 앞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람들을 구경해보려고 한다.
나도 내가 가고 싶은 길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