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조합원의 듣는연구소 관찰기 6화
듣는연구소는 연말을 맞이해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막내 연구원(?)인 저는 매니징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없지만, 여러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FGI에 두 차례 참여했어요. FGI는 Focus Group Interview의 약자입니다. FGI를 통한 연구는 듣는연구소가 잘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라고 해요. FGI 관련 교육도 많이 해왔고, 연구도 많이 진행해 왔지요. 오늘은 제가 배운 듣는연구소의 실전 FGI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FGI가 인터뷰를 통한 연구라는 점에서 양적 연구가 아니라 질적 연구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어요. 그런데 보통 ‘인터뷰’라고 하면 1:1 인터뷰를 떠올리게 되잖아요. 제가 여태까지 글을 쓰면서 해왔던 인터뷰도 그런 것이었고요. 그런데 FGI는 그와 달리 여러 명의 인터뷰이와 함께하는 인터뷰입니다. 1:1 인터뷰에는 섬세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한 사람의 맥락을 파악하는 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요. 그렇다면 어떤 때 1:1 인터뷰가 아니라 FGI를 하게 되는 걸까요?
그 힌트는 아마도 ‘포커스Focus’라는 단어에 있지 않나 합니다. FGI는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해서 그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잖아요. 예를 들면 특정 프로젝트라거나, 단체라거나, 시기 등에 관해서 말이에요. 1:1 인터뷰에서 주인공은 ‘인터뷰이’라고 할 수 있을 테지만, 어쩌면 FGI에서 주인공은 인터뷰의 ‘주제’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인간이 아닌 비인간(주제)을 주인공으로 하는 인터뷰라니, 왠지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나요? 후후
주제에 다 함께 집중하다 보면 인터뷰이도 인터뷰어도 새로운 배치에 적극적으로 휘말리는 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혼자서는 떠올리지 못했을 이야기들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또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경험을 재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해요. 무엇보다 주제의 형상이랄까, 그 특성이 분명해지는 과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게 재밌기도 하지요.
FGI 자체는 보통 2시간 정도 진행하지만, 앞뒤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한답니다. FGI를 기획할 때는 중점적으로 다룰 이야기를 선정하고, 어떤 사람들을 초대하면 좋을지 고민해요. 당일에는 이것저것 점검하며 오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미리 자리 세팅도 고민하고 다과도 챙겨둡니다. 끝나고 나서는 연구원들끼리 까먹기 전에 회고를 하면서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들을 체크해 두지요.
그래서일까요, 보통 FGI를 하는 날이면 11~12시간 정도 근무를 하게 되더라고요. FGI를 하는 순간에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도 엄청난데, 근무시간까지 길어지니 쉽지 않더군요. 제가 초짜라 그런지 몰라도 FGI를 한 뒤로 일주일 동안 피로에 시달리곤 했답니다. 두 번의 FGI를 진행했으니 2주 동안은 비몽사몽인 상태로 살았다는 소리지요^^;;
2주 동안 비몽사몽이었던
듣는연구소 예비조합원 김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