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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프화가 Sep 06. 2023

노력 없이 행동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강력한 의지는 행동을 바꾸지 못합니다.

행동을 좌우하는 것은 의지가 아니다.

다가오는 여름, 이제 살을 빼야지. 운동도 해야지. 굳게 다짐합니다. 

멋지게 바뀐 내 모습을 상상해하며 흐뭇해합니다. 하지만, 작심삼일. 

며칠 뒤면 강력했던 의지는 물속에 들어간 솜사탕처럼 흔적 없이 흩어집니다.

내 의지 어디 갔어...


왜 이럴까요? 왜 우리의 의지는 3일을 채 가지 못할까요?

의지는 곧 사라질 감정이다.

강렬한 사랑도 3개월이면 흐려지고, 연봉이 오른 커다란 기쁨도 2~3일이면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감정은 늘 그렇습니다. 오래가지 않죠. 

이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강렬한 감정도 곧 사라지기에, 인간은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것이 감정. 정확히는 우리 뇌 속 신경 전달 물질의 특징입니다. 

문제는 의지 역시 감정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어도 의지는 곧 사라집니다. 

의지는 단기적으로는 강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깨진 유리창 이론, B= f(P, E)

깨진 유리창 이론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깨진 유리창 이론은 미국의 범죄학자 제임스 윌과 조지 캐링이 발표한 이론으로 한 건물의 유리창이 깨진 채로 방치된다면, 곧이어 다른 유리창도 깨지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바뀐 것이나, 이 사람들이 유리를 깨야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진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저 '깨진 유리창'이라는 환경이 주어짐으로써 사람들의 행동이 바뀐 것이죠. 

그만큼 좋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환경에 나쁜 요소 하나가 방치되는 순간, 인간은 나쁜 요소를 늘려나가는 습성을 드러냅니다

B= f(P, E)는 미국의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이 만든 공식입니다. 

B는 행동, P는 개인, E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이 역시, 행동은 개인과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두 이론 다 인간의 의지보다는 제대로 된 환경이 개인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의지는 행동을 바꾸지 못합니다. 행동을 바꾸는 것은 환경입니다.


환경을 바꾸는 3가지 방법

환경을 바꾸라고? 말은 좋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바꾸면 우리는 더 나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요?


1. 새로운 동료집단에 들어가 보자.

해야지!라고 마음먹었지만, 여전히 침대에 누워있나요? 

휴대폰을 열고 온라인 스터디를 찾아보세요. 

환경을 바꾸는 방법 중 하나는 본인에게 필요한 주제의 스터디 등 동료집단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저희 와이프님이 실제로 큰 효과를 본 방법이기도 합니다. 

스터디 같은 동료집단은 같은 목적으로 움직이는 동료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스터디는 느슨한 곳보다는 최대한 빡빡한 곳을 고르세요. 

벌금 등이 있는 곳이 좋겠군요.

느슨함은 깨진 유리창입니다. 

최대한 심리적으로 깨끗한 공간을 만드세요.

2. 깨끗하고 목적에 맞는 공간 유지하기

업무 중, 혹은 공부이신가요? 지금 책상 위를 살펴보세요. 

반쯤 먹은 과자봉지, 입을 닦은 휴지뭉치, 이미 끝난 서류가 쌓여있나요? 

건물을 책상에 대입해 보자면, 이러한 '업무에 필요 없는' 것들은 깨진 유리창이나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나 같습니다. 

업무에 필요 없는 것들은 최대한 쌓이지 않게 하세요. 

깨끗하고 목적에 맞는 환경을 유지하세요. 그것만으로도 업무 행동은 바뀔 거예요.

3.1 시간 일찍 출근하기

환경은 장소뿐만 아니라 시간도 포함합니다.  

평소 몇 시에 출근하시나요? 늘 같은 교통 체증에 시달리지 않나요?

하루라도 좋으니 1시간 일찍 출근해 보세요. 

평소의 숨 막힌 지하철 대신, 트월킹을 춰도 될만한 널찍한 지하철을 탈 수 있거든요. 

남들보다 우월해지는 듯한 약간의 승리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거기서 1시간 더 일찍 출근하면? 더 텅 빈 지하철을 맞이할 것 같지만 아닙니다.  

의외로 '이 시간에 출근한다고?'라고 생각할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나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면, 나보다 나은 누군가라는 자극과 함께, 그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이 뿌듯해질 거예요.

1시간, 2시간 일찍 출근하라고 해서 그대로 회사로 가 일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회사 근처 카페, 공원도 좋습니다. 

앉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세요. 

조금 일찍 도착한 것만으로도 지겨운 회사는 다른 공간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개인을 바꾸는 3가지 방법

행동을 바꾸는 것은 환경이지만, 개인의 변화 역시 영향을 미칩니다.  개인을 단번에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외부 요소를 이용해 잠깐 바꾸는 것은 가능합니다.

1. 낮 맥하기

갑자기 술이라니! 갑작스러우셨나요? 

알코올은 평소에 억압되어 있는 감정을 마비시켜, 겉으로 드러나게 만듭니다. 

화학물질을 통해 '개인'을 빠르게 바꾸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왕이면, 분위기 좋은 공간에서 낮에 맥주를 한잔 하세요. 

책을 한 권 읽으면서 마셔도 좋습니다. 다른 환경과, 바뀐 자신을 통해 새로운 행동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과음만 주의하세요~

2. 운동하기

운동은 단기적으로는 심장을 빨리 뛰게 만들어 '개인'을 바꿉니다. 

심장이 빨리 뛰는 것만으로도 몸속은 많은 화학물질을 만들어내고, 주변 상황에 대응하게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육체를 지닌 개인으로 변화시키는 요소입니다.

3. 독서하기

책은 타인이 가진 몇십 년 삶을 압축해 종이에 녹인 것입니다.  

1~2만 원으로 살 수 있는 가장 값비싼 보물이기도 하죠. 

좋은 책을 읽으세요. 책에서 최대한 많이 흡수하세요. 

흡수한 만큼 변화할 수 있습니다. 

이왕이면 평생 읽어야 할 책을 찾으세요.  

대부분의 책은 겨우 1%만 흡수할 수 있으며, 그거면 충분한 책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중 내가 10%라도 흡수할 수 있는 책을 만난다면 당신이라는 '개인'은 크게 바뀔 거예요.


의지가 아닌 환경과 개인을 바꾸세요.

새로운 환경은 늘 같은 패턴에 물든 뇌를 깨웁니다.  

뉴런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일 준비를 합니다. 

평소와 다른 심장박동, 약간의 변화는 다른 나를 만듭니다. 

나를 더 낫게 바꾸고, 환경을 더 낫게 바꾸세요.  

그것만으로도 의지를 굳게 다짐하지 않아도, 스스로를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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