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노무 노트 #10
이틀 전 삼성전자 경영성과급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49506 판결).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여부는 그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하여 최근 몇년간 노동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쟁점 가운데 하나였고 삼성전자를 비롯해 여러 대기업 사건이 대법원이나 하급심 법원에 계속 중이었기 때문에 논란이 많았는데, 드디어 대법원이 2026년 1월 29일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서울보증보험의 각 경영성과급 사건에 대해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결론부터 간략히 정리하면, 삼성전자의 경영성과급 가운데 (i) 목표 인센티브에 대해 임금성을 인정한 반면 (ii) 성과 인센티브에 대하여는 임금성을 부정하였기 때문에, 대법원이 해당 판결에서 각각의 인센티브에 대해 설시한 논거들은 향후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여부에 대해 일응의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목표 인센티브[과거 PI(Perfomance Incentive), 현재 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 : 임금 O
성과 인센티브[과거 PS(Profit Sharing), 현재 OPI(Overall Performance Incentive)]: 임금 X
마침 삼성전자 판결문 원문을 신속하게 입수하였습니다. 경영성과급도 월급과 마찬가지로 회사 직원들에게 매년 지급되는 것인데 왜 자꾸 임금이 아니라고 하는 걸까요? 삼성전자 판결문의 구체적인 판시 내용을 발췌하여 직접 살펴보겠습니다.
1. 사실관계 요약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이하 PI)는 매년 상반가 및 하반기에 각 사업부문과 사업부가 보여준 재무성과와 전략과제 이행 정도를 바탕으로 각 사업부문과 사업부의 성과를 A, B, C, D 네 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그 평과결과에 따라 각각의 사업부문과 사업부에 소속된 근로자들에게 상여기초금액(월 기준급의 120%)에 연동하여 최소 0%, 최대 100%의 비율로 지급됩니다.
한편, 삼성전자의 성과 인센티브(이하 PS)는 연 1회 각 사업부에서 발생한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를 재원으로 삼아 각 사업부에 소속된 근로자들에게 기초금액(계약연봉과 업무성과급을 합한 금액)에 지급률(근로자가 소속된 사업부별 지급률을 기준으로 하되, 부장/수석급은 업적고과에 따라 지급률을 가감)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하여 지급됩니다(최대 지급한도는 연봉의 50%).
즉 아주 쉽게 대략적으로 말하면, PI는 상하반기에 합계 연봉의 0~10% 수준을 각 지급하는 성과급이고 PS는 연 1회 연봉의 0~50% 수준을 지급하는 성과급입니다.
2. 주요 판시 내용
삼성전자 판결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목표 인센티브의 임금성은 인정한 반면 성과 인센티브의 임금성은 부정하면서 대법원이 내세운 이유(논리)일 것입니다.
가. 대법원이 삼성전자 성과 인센티브(PS)의 임금성을 부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과 인센티브는 사업부별 EVA의 20%를 재원으로 하여 이를 동일 사업부에 소속된 모든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것으로서, 같은 사업부라고 하더라도 매해 EVA 발생 규모에 따라 성과 인센티브의 지급률이 큰 폰으로 변동한다. 특히 지급률이 변동 가능한 범위가 연봉의 0% ~ 50%이므로, 실지급액 역시 그에 비례하여 크게 달라진다."
"EVA의 발생 여부와 규모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 외에 자기자본 또는 타인자본의 규모, 지출 비용의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사업부별로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과 질이 해마다 연봉의 0% ~ 50%의 증감으로 평가될 정도로 크게 달라진다고 볼 수 없는데도 성과 인센티브의 지급률이 큰 폭으로 변동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EVA의 발생 및 규모는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과 질에 비례한다기보다, 오히려 그에는 근로제공과는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근로자들이 통제하기도 어려운 다른 요인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성과 인센티브는 사업부별 EVA의 20%를 지급 재원으로 삼고 있으므로 EVA 발생이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선행 조건으로 기능한다. EVA가 발생하지 않으면 성과 인센티브가 전혀 지급되지 않으므로 성과 인센티브의 목적은 근로성과의 사후적 정산이라기보다는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에 더 가깝다."
"결국 피고가 성과 인센티브로서 EVA의 일부를 지급하는 이유는 그것이 근로의 대가로서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몫이어서가 아니라 근로자들의 사기 진작, 근무의욕 고취, 근로복지의 차원에서 경영성과로 인한 이익을 배분하거나 공유하려는 데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성과 인센티브는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
나. 반면, 대법원이 삼성전자 목표 인센티브(PI)의 임금성을 인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목표 인센티브는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가변적 금원이 아니라 그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다."
"목표 인센티브 평가 항목의 기능과 목적, 내용, 평가 방식 등을 고려하면, 목표 인센티브는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더 가깝다. (중략) 위와 같이 피고(삼성전자)가 전략과제나 매출실적 등 구체적인 목표를 부여하고 그 성과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는 체계로서 목표 인센티브를 운영한 것은, 결국 해당 성과가 근로 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됨을 방증한다."
"재무성과 달성도(70%)의 세부 지표 중 매출(30%)은 제품의 가격 경쟁력, 마케팅 전략 등 비근로적 요소의 영향을 받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삼성전자)와 같이 조직화된 기업에서 매출은 생산직과 사무직을 모두 포함하여 전문적으로 분업화·고도화된 전사적 차원의 근로제공이 집약되어 나타난 성과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삼성전자)는 매출액 자체를 절대적으로 기준으로 하지 않고, 계획 대비, 전년도 대비, 경쟁사 대비 달성도 등을 평가 기준으로 정하였다. 이는 근로자들이 근로제공을 통하여 목표 달성을 통제할 수 있고 목표 달성에 주된 인과관계를 형성하는 수준으로 근로제공과의 관련성을 높은 방식이다."
"목표 인센티브의 지급률 변동 범위는 연간 상여기초금액(월 기준급의 120%, 계약 연봉의 5%)의 0% ~ 200%이고, 이를 연봉 기준으로 환산하면 0% ~ 10% 수준이다. 이처럼 실지급액의 변동 폭이 성과 인센티브에 비해 현저히 낮고 안정적인 것은 목표 인센티브가 경영성과에 따라 은혜적으로 지급되는 일시적 금품이 아니라, 제도화된 임금체계 내에서 지급되는 변동급임을 보여준다."
"근로자가 속한 사업부문과 사업부의 평가 등급이 모두 최하 동급일 경우 해당 근로자로서는 목표 인센티브를 지급받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지급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결과에 불과할 뿐 그와 같은 사정을 들어 목표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다. 위 내용을 키워드 위주로 아주 간단히 도식화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성과 인센티브: 임금 X -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 - 변동 폭 매우 큼 -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
목표 인센티브: 임금 O - 근로성과의 사후적 정산 - 변동 폭 낮고 안정적 - 근로제공과의 밀접한 관련성
삼성전자 판결문에 담겨 있는 대법원의 주장과 논리를 살펴보니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자못 궁금합니다.
졸견으로는, 경영성과급은 당연히 근로의 대가이고 임금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며, 임금으로 인정되는 범위가 계속 확장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이번 판결과 별개로 통상임금이라는 도구적 개념이 상당히 싫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위 판시 가운데 집단적 성과의 개념을 인정하는 듯한 아래 내용이 유독 마음에 듭니다.
조직화된 기업에서 매출은 생산직과 사무직을 모두 포함하여 전문적으로 분업화·고도화된 전사적 차원의 근로제공이 집약되어 나타난 성과에 해당한다.
어느덧 많은 기업들이 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받은 경영성과급은 목표 인센티브에 가깝나요? 아니면 성과 인센티브에 더 가까운가요?